尹정부 '공시가 왜곡'에…강남3구 '보유세 특혜'
공시가 시세반영률 정부 '69%' vs 경실련 '60%'…경실련, "주먹구구식 조사 의심돼"
"정부, 인위적인 공시가격 왜곡 중단해야"
서울 아파트의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이 정부가 발표한 반영률과 달리 더 낮은 수준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공정시장 가액비율 조정, 종부세 공제확대, 공시가격 하락 등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고가 아파트 소유층에게 감세혜택이 집중 돌아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9일 오전 10시 반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실효세율이 가장 많이 떨어진 아파트는 서초·송파·강남 등 이른바 강남 3구에 위치한 아파트"라고 밝혔다.
경실련은 이날 서울 25개 자치구별 아파트 단지의 공시가격·시세반영률을 직접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대상 중 세대수가 가장 많은 단지,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구별로 1채씩 뽑아 보유세 실태를 분석했다.
단체에 따르면, 정부가 공정시장 가액비율 조정, 종부세 공제 확대 등 감세정책을 실시해 보유세 실효세율이 3년 연속 떨어졌다.
아파트 보유세에 영향을 주는 공정시장 가액비율과 세금공제액은 윤석열 정부 들어 높은 변동폭을 보였다.
단체에 따르면, 재산세 공정시장 가액비율은 2020년·2021년 60%, 2022년·2023년 45%이고, 종부세 공정시장 가액비율은 2020년 90%, 2021년 95%, 2022년·2023년 60%로 집계됐다.
종부세 공제금액은 2020년 9억, 2021년·2022년 11억, 2023년 12억이다.
아파트별로 부과되는 보유세는 공정시장 가액비율을 낮추거나 세금공제액을 높이는 방식으로 줄어든다. 그 결과, 보유세 실효세율은 2021년 0.24%, 2022년 0.19%, 2023년 0.13%로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경실련은 정부의 감세 혜택이 고가 아파트가 모인 강남 3구 부동산 소유자에게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경실련 정택수 경제정책국 부장은 "작년에 비해 올해 실효세율이 가장 많이 떨어진 3개 단지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실효세율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강남 3구에 위치한 아파트들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 부장은 "서초구 반포자이는 가장 많이 떨어져 보유세는 1396만원에서 516만원이 하락해 880만원이 됐다"며 "그결과 실효세율은 0.39%에서 -0.13% 하락한 0.26%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송파 파크리오 아파트의 실효세율은 지난해보다 -0.12% 줄어 0.14%로 집계됐고, 강남 은마 아파트의 실효세율은 -0.11% 떨어진 0.2%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정부가 공시가격 산정기준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고 공시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정해 조세정의를 뒤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조사대상 아파트들의 평균 공시가격은 6억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6억(-22%) 떨어졌다.
이중 공시사격 하락률이 가장 큰 아파트 상위 3개는 동대문 레미안크레시티(-2.7억), 동대문 래미안위브(-2.3억), 동대문 장안현대홈타운(-1.9억)으로 조사됐다.
공시가격 하락률이 가장 적은 아파트는 서초 더샵포레(-0.9억), 서초 삼풍(-1.6억), 서초 반포자이(-2.3억) 순으로 나타났다.
단체에 따르면, 조사 대상 아파트들의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60%로, 정부가 발표한 69%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발표한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2020년 69%, 2021년 70%, 2022년 71.5%, 2023년 69%이다. 하지만 경실련이 조사한 시세반영률은 2020년 67%, 2021년 69%, 2022년 69%, 2023년 60%로, 정부 발표에 비해 이번 시세반영률은 9% 차이까지 벌어졌다.
경실련은 조사대상 중 시세 하락보다 공시가격 하락이 급격히 이뤄진 사례를 들어 정부의 공시가격 조사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에 비해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이 가장 많이 떨어진 아파트는 도봉 신동아 1단지로, 시세반영률이 -20% 하락했다. 이후 강서 힐스테이트(-17%), 동대문 장안현대홈타운(-15%)이 뒤를 이었다.
경실련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공시가격 시세반영률 80% 수준으로 상승, 공정시장가액 비율 폐지, 공시지가제도 일원화, 지방정부로 공시지가 조사 및 결정권한 이양 등을 제안했다.
경실련 조정흔 토지주택위원장은 "공시제도가 점점 형평성과 고정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한 게 아니라 점점 악화됐다"며 "정부가 인기영합주의식으로 공시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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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양형욱 기자 yangs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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