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3시간' 뇌졸중…병원 찾아 헤매다 사망 사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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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환자가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사망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어 진료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뇌졸중학회 김태정 홍보이사(서울의대 신경과)는 "국내 응급의료체계는 뇌졸중 환자가 응급실에 가도 뇌졸중을 전문으로 보는 의료진과 연계되지 않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거나 119에서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사망하는 사례가 국가 응급의료기본계획 수립 이후 25년째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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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뇌졸중 환자가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사망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어 진료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뇌졸중학회(이사장 배희준 서울의대 신경과 교수)는 1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뇌졸중 치료 현황을 설명하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 조직이 손상되는 뇌졸중은 국내 사망원인 4위의 질환으로 연간 10만 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한다. 현재 약 5분에 한 명꼴로 뇌졸중 환자가 생기는 상황으로,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환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뇌졸중의 가장 큰 원인은 동맥경화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에 의한 동맥경화로 혈관이 좁아지면 혈액이 원활히 흐르지 못하게 되면서 혈전이 생기고 이게 흘러 다니다가 뇌혈관을 막으면 산소 공급이 안 돼 뇌 손상이 진행되는 것이다.
뇌졸중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조건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다. 3시간 이내 골든타임에 막힌 혈관을 뚫어주면 뇌 손상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뇌졸중 환자 중 3시간 이내에 병원을 찾는 경우는 36% 정도에 그친다는 게 뇌졸중학회의 분석이다. 병원 방문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로는 평소 뇌졸중 증상을 잘 몰라 이상 증상이 발생했는데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점이 꼽히지만, 필수 중증 환자의 이송·전원과 관련된 국가 응급의료체계에도 문제가 크다는 게 학회의 주장이다.
대한뇌졸중학회 김태정 홍보이사(서울의대 신경과)는 "국내 응급의료체계는 뇌졸중 환자가 응급실에 가도 뇌졸중을 전문으로 보는 의료진과 연계되지 않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거나 119에서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사망하는 사례가 국가 응급의료기본계획 수립 이후 25년째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119 이송 단계에서 뇌졸중 치료 전문 진료과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연계 시스템과 치료 전체 과정을 관리하고, 환자의 최종 이송을 책임질 수 있는 관제센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성헌 병원전단계위원장(강원의대 신경과)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포함해 여러 응급의료센터가 병실과 의료진 부족 문제로 24시간 치료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힘든 상황에서 경증 환자로 넘치는 응급실에서 중증 환자의 진료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그런데도 정부가 내놓는 응급의료대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전문인력 부족으로 뇌졸중 진료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차재관 질향상위원장(동아의대 신경과)은 "현재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14개 중 1개 센터에만 전임의가 근무하고 있고, 전공의 없이 교수가 당직을 서는 대학병원이나 수련병원이 늘고 있다"며 "지금 추세라면 5∼10년 뒤 연간 10만 명의 뇌졸중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뇌졸중 전문의 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한정된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라면 경증 환자와 중증 환자 진료를 분리해 중증응급의료센터는 필수 중증 환자의 최종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체계가 정립돼야 한다는 게 학회의 제안이다.
배희준 이사장은 "고령화 사회에 늘어나는 뇌졸중 환자를 살리려면 응급신경학 전문의 기반의 1차 진단 및 원스톱 진단 치료가 가능해야 하고,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가 환자의 진단, 이송, 치료관리를 컨트롤해야 한다"면서 "모든 병원에서 24시간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현재 84개뿐인 뇌졸중센터와 권역센터를 확충하고 최종진료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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