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2' 감독 "이제훈에 빚 졌다, 매순간 작품 사랑하는 게 느껴져" [인터뷰 스포일러]

임시령 기자 2023. 4. 19.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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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택시2 이제훈 / 사진=SBS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이단 감독이 '모범택시2' 주역들과 함께 작업한 소감을 전했다.

이단 감독은 19일 스포츠투데이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극본 오상호·연출 이단) 종영 소회를 밝혔다.

'모범택시2'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시즌1에 이어 무지개 운수 멤버들이 합류해 극을 이끌었다.

이단 감독은 김도기 역을 열연한 배우 이제훈에 대해 "보통 배우는 감독의 '액션!' 콜에 연기를 시작해서 '컷!'에 연기를 끝내고 본인의 모습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제훈은 '컷!'과 '액션!' 사이에도 내내 김도기였다. 그만큼 긴장을 놓지 않고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였고, '모범택시' 시리즈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서 책임감과 진지한 자세가 느껴져서 저를 비롯한 스태프들 역시 몰입해서 일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고 극찬했다.

이어 "읽을 때는 재미있는데 실제로 구현하기 어려운 장면들을 이제훈이 살려줄 때가 많았다. 그때마다 모니터 뒤에서는 신음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너무 멋있어서 다들 숨죽여보다가 오케이 사인에 신음소리가 터진 것이다. '어떻게 이걸 살려요?'라고 물어보면 비밀스러운 미소만 지을 뿐. 액션씬에 대한 열정도 넘쳐났다. '나를 굴려도 좋고 매다 꽂아도 좋다'는 톡을 보내 정도로 많은 액션 씬들을 본인이 소화했다. 덕분에 김도기 캐릭터가 악인들을 응징하는 장면이 한층 실감 나고 멋지게 만들어졌다"고 감사를 표했다.

모범택시2 이제훈 / 사진=SBS 제공


또한 이단 감독은 이제훈에 대해 "편집점이 느껴지는 연기, 어디서 끊고 어디서는 컷을 길게 쓰도록 계산하면서 연기하고 있구나, 촬영 때도 느꼈지만 후반 작업을 하면서는 더욱 잘 느껴져서,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한 씬 안에서 언제 감정을 가두고 언제 풀어둘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고, 대본 전체의 흐름을 꿰뚫고 있어서, 시야가 넓은 배우라는 생각을 했다. 현장에서 '과한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는데 나중에 편집으로 붙여보면 그 감정이 다 맞았다"며 감탄했다.

이 감독은 "집중력 또한 대단해서 짧은 시간에 필요한 얼굴을 정확하게 가지고 온다. 항상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상대배우가 조금 휘청거리더라도 (실제로 이런 말을 한 적은 없지만) '괜찮아, 당신이 못해도 이 씬 내가 살려줄 수 있어, 걱정 마'라는 자신감이 보이는 배우, 선이 날카롭고 강인한데 반대로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사연 많고, 상처받은 눈빛을 하고 있는 배우. 이런 두 가지 모습을 다 가진 배우 이제훈이야말로 김도기 '착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삶을 살았길래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냐는 물음에 시크하게 '모범택시가 날 이렇게 만들었어'라는 대답을 하는 걸 보니, 실제로 밤마다 모범택시를 몰며 복수대행을 하고 계신 것은 아닐지. 또, 매사 진지하신 것 같은데 의외의 순간 뻘하게 터지는 애드리브를 잘 치시는 걸 보면서, 참 유연하다는 생각도 했다"고 칭찬세례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김도기 기사의 등장분량이 가장 많았기 때문에, 휴일 없이 거의 매일 촬영해야 했고, 쉬운 씬이 하나 없었기 때문에 '이러다 정말 쓰러지시는 거 아냐' 할 정도의 강행군이었다. 그럼에도 항상 제시간에 멋진 연기를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 컸다. 이제훈 배우에게 많은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 제가 항상 고민하고 있던 부분을 먼저 이야기하셔서 '우리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구나'하는 생각에 더욱 이제훈에게 많은 의지를 하며 촬영했다. 촬영 후에도 해외를 오가는 살인적인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모니터링도 함께 해주실 만큼 열정을 불태웠다. '이제훈 배우는 모범택시 시리즈를 정말로 사랑한다'는 사실이 매 순간 느껴졌다"고 말했다.

모범택시2 이제훈 / 사진=SBS 제공


장대표 역을 맡았던 김의성 배우에 대해서는 "장대표가 무지개운수 식구들의 아버지 같은 존재였던 것처럼, 김의성 역시 '모범택시2'의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 대본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주셨고, 어려움을 만나서 헤매고 있을 때, '그럼 이렇게 하면 되지' 하시면서 연륜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해결방법을 제시해주시기도 하셨다. 이번에는 장대표님의 부캐도 등장하는데 너무 재미있게 잘 소화해 주셔서, 그동안 얼마나 몸이 근질거리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개인적으로 2화 후반부에 나오는 장대표님과 고은이 등장하는 장면을 좋아한다. 원래 대본에는 장대표님이 없었는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버지처럼 무지개 운수 식구들을 바라봐주는 모습을 따뜻하게 연기해 주셔서 뭉클했다"고 말했다.

이어 "'슈룹' 촬영 스케줄까지 소화하시느라 많이 힘드셨을 텐데도 현장에서 에너지 넘치게 촬영에 임해주셨다. 어느 날엔 심하게 감기 몸살에 걸리셔서 체력적으로 힘드셨을 텐데도, 무지개 운수 식구들이랑 호흡하는 씬을 찍으며 오히려 에너지가 올라가시는 걸 보고 역시 배우는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여유가 넘치면서도 정확하다. 교구장 앞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 집어치워 미친놈아'라고 차분하게 교양 넘치면서도 포스 있게 일갈하는 연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김의성 배우가 유일하지 않을까. 이 대사 역시 배우의 애드립"이라고 극찬했다.

시즌1보다 성숙해진 고은의 모습을 보여준 표예진 배우에 대한 칭찬도 계속됐다. 이단 감독은 "고은이 해커이고 콜밴 안에서 주로 활동하기 때문에 혼자 모니터만 보면서 연기를 해서 답답할 수도 있었을 텐데, 자칫 밋밋해질 수도 있는 씬들을 예진배우가 잘 살려주어서 고마움이 크다. 각자 따로 연기했는데도 붙이고 보면 호흡이 착착 맞아서, 고은과 무지개 운수 식구들의 호흡에 감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단 감독은 "빌런과 피해자들을 바라보는 고은이의 감정이 시청자들과 같은 박자이므로 고은의 눈빛이, 고은의 숨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예진 배우가 정말 잘 연기해 줬다. 덕분에 시청자 여러분들이 고은이와 같이 화내주고, 눈물 흘려주셨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보면 체구도 작아서 가냘프고, 깍듯이 예의 바른데 고은이 연기를 할 때마다 대범해지고, 또 대본에 적힌 지문보다 더 과감하게 연기할 때가 있어서 놀라웠다. 얄미운 연기를 해도 미워할 수 없는, 모두를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 매력을 지닌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빌런들을 정신 못 차리게 하는 부캐연기와 액션까지 너무 잘 해내셔서, 어디까지 더 갈 수 있을지 앞으로가 더 궁금해지는 배우"라고 치켜세웠다.

모범택시2 / 사진=SBS 제공


박주임, 최주임 케미스트리를 보여준 배우 장혁진, 배유람에 대해서도 감탄한 이단 감독이다. 이 감독은 "'모범택시' 시리즈가 보통의 히어로물과는 다른 톤을 만들어주는 분들은 다름 아닌 최주임, 박주임 님이라고 생각한다. 다크 히어로의 활약 가운데 쉼표처럼 시청자들이 숨 쉴 틈을 주고, 또 함께 활약하기도 하면서 시청자들이 흥겨운 마음으로 따라갈 수 있게 만들어준다. 어찌 보면 기능적이고 짧은 씬들인데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연구해오시고 현장에서 다채롭게 펼쳐주셔서 다들 많은 감동을 받았다. 어떤 분장이든 어떤 의상이든 찰떡같이 소화해 주셔서 너무 즐겁게 고민하고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 대본에 쓰인 것 이상으로 두 분이 현장에서 잘 만들어주신 씬들이 정말 많다. '어떻게 이렇게 잘 살리실 수 있어요'라고 장혁진 배우에게 물었더니, '우린 이거 없으면 안 돼. 진짜 열심히 해야 돼'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 말씀처럼 진짜 열심히 해주셨다. 그런데도 막상 연기할 때는 힘을 너무 주지 않고 편하게 해 주셔서, 코믹한 씬들이 더욱 잘 살았다고 생각한다. 어디서 치고 빠질지를 분명하게 알고 있는, 똑똑한 배우들이라고 생각했다"고 호평했다.

이단 감독은 새로운 신입기사이자 빌런 온하준 역을 연기한 신재하의 열정에 반했고 한다. 이 감독은 "작가님이 생각한 이미지와 딱 맞아서 첫 만남부터 흥분됐다. 외로울 수도 있었는데, 늘 웃으면서 최선을 다해 임해줬다. 액션 씬 준비를 위해서 일찌감치 현장에 와서 합을 연구하고, 바쁜 스케줄을 쪼개 액션스쿨에서 훈련을 하고, 결국 액션 씬 촬영하다가 인대가 늘어났는데도 마지막 옥상 씬에서도 최선을 다해 임해주어 현장 스태프들을 모두 감동의 도가니에 빠뜨렸다"며 "스태프들이 신재하 배우를 정말 좋아했다. 신재하 배우와는 이야기를 조금만 나누어도 캐릭터를 이해하는 깊이와 내공이 느껴진다. 부드러운 가운데 날카로움을 잘 표현해 주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매우 선한 영혼을 가진 배우, 그릇이 큰 배우라고 생각했다"고 칭찬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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