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규의 작살]김동연, ‘과잉홍보·자화자찬 끝이 안보인다’ …“‘아이스브레이킹’ 대화법이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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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해외투자 유치와 청년기회 확대, 혁신 동맹 구축을 목표로 지난 9일 취임 후 첫 해외 방문길에 나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4조 원이 넘는 투자유치와 미국 유명 대학, 세계한인무역협회(World-OKTA·월드옥타) 등과 경기청년사다리프로그램 합의, 미국·일본 주요 자치단체와 협력관계 구축이라는 성과를 안고 19일 귀국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가 거둔 4조 3000여억 원의 투자유치액은 역대 경기도지사가 단일 해외 출장에서 기록한 투자 유치 규모 가운데 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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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을 세운 기업인·공무원 격려는 한마디도 보도자료에 없어…자신의 치적이 될까?
#1.아이스 브레이킹(ice breaking)은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어색하고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깨뜨리는 대화법이다.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더라도 아이스 브레이킹은 흔한 대화법이다. 김 지사만 영어를 할 줄 알아 아이스 브레이킹을 하는 건 아니다. 통역없이 통화했다는 등 그는 이번 순방길에서 자화자찬 끝판왕을 자처했다. 영어를 할 줄 아는 광역·지자체장은 무수히 많다. 김동연지사는 미시간대 대학원 박사를 받았고, 전 남경필 지사는 아이비리그인 예일대 에서 석사를 받았다. 하지만 남 지사는 영어를 잘 한다는 사실을 결코 자랑한 적이 없다. 김동연 지사는 아이스브레이킹이 이번 투자유치 성공의 한부분으로 해석했다. 대충 읽어보면 대단한 실력을 갖춘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 흔한 대화법이다. ‘자화자찬’은 자기가 그린 그림을 스스로 칭찬한다는 의미다. 이번 순방에서 그는 ‘숟가락 정치인’에다 자화자찬에 빠진 정치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물위 오리는 평안하지만 물밑 오리발은 쉴새없이 움직인다. 4조3000천억원 투자유치를 위해 고생한 공무원과 기업인들에게 수고와 격려의 말을 보도자료에 한 줄이라도 담아야한다. 치적이 이런식이라면 치적쌓기는 엉터리 그 자체다.
#2.■다음은 경기도 보도자료 전문
경기도는 해외투자 유치와 청년기회 확대, 혁신 동맹 구축을 목표로 지난 9일 취임 후 첫 해외 방문길에 나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4조 원이 넘는 투자유치와 미국 유명 대학, 세계한인무역협회(World-OKTA·월드옥타) 등과 경기청년사다리프로그램 합의, 미국·일본 주요 자치단체와 협력관계 구축이라는 성과를 안고 19일 귀국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9박 11일간 미국 미시간, 뉴욕, 코네티컷, 펜실베니아, 버지니아, 일본 도쿄와 가나가와현 등 총 2개 국가 7개 지역 2만 5000km가 넘는 강행군을 펼쳤다. 김 지사가 거둔 4조 3000여억 원의 투자유치액은 역대 경기도지사가 단일 해외 출장에서 기록한 투자 유치 규모 가운데 최대다. 이미 이 금액은 김 지사가 출국전에 발표한 금액으로 사전조율됐다는 의미다.
▶단일 해외 출장 기준 4조 원 넘는 최대 투자유치 금액 기록=첫째도 투자유치, 둘째도 투자유치라며 이번 해외 방문의 가장 큰 목적으로 투자유치를 내세운 김 지사는 6개 해외 기업으로부터 약 4조 3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김 지사는 ESR켄달스퀘어(주)와 한화 약 3조 원 규모의 친환경 복합물류센터 유치, 산업용 가스업체 에어프로덕츠사와 5천억 원 규모, 또 다른 산업용 가스 기업인 린데(Linde)사와 한화 5천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었다. 반도체 소재 분야 기업인 미국 인테그리스사는 종합연구소를 경기도에 설립하기로 했다. 일본 알박(ULVAC)그룹은 평택 어연·한산 외국인 투자산업단지에 기술개발 연구소를 짓고 1330억 원을 투자해 150여 명 규모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핵심 소재 포토레지스트 세계 최대 기업인 일본 도쿄오카공업은 평택 포승(BIX)지구에 1010억 원을 투자해 포토레지스트 제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미국 유명대학 2곳, 세계한인무역협회와 경기청년사다리프로그램 협약=투자유치와 함께 미국 주요 방문목적인 청년기회 확대 측면에서도 김 지사는 미시간주립대, 뉴욕주립대버팔로, 세계한인무역협회와 ‘경기청년사다리프로그램’을 함께하기로 합의했다.경기청년사다리프로그램은 경기도 청년을 대상으로 해외 대학 연수와 현지 문화 체험을 통해 더 높은 꿈을 실현할 기회를 주고 다양한 진로 개척과 도전 의지를 주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사회적 격차 해소와 계층이동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지사는 미시간대, 뉴욕주립대버팔로 등 미국 대학 두 곳에 이어 일본 방문 기간 중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와 함께 경기도가 진행하는 경기청년사다리프로그램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도는 미시간대를 포함해 미국과 중국, 호주 등의 대학 및 세계한인무역협회 소속 기업과 협약을 맺고 해마다 300여 명을 경기청년사다리 프로그램에 참여시킬 계획이다.
■미시간·버지니아주, 일본 가나가와현과도 협력 다짐. 외교사절 역할도 수행=이번 해외 방문 동안 빠뜨릴 수 없는 성과 가운데 하나는 양 지역 주요 자치단체장들과의 만남과 교류 협력에 대한 공감대 구축이다.김 지사는 11일 그레첸 휘트머(Gretchen Whitmer) 미시간 주지사와 만나 자동차, 이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전략산업에 대한 혁신 동맹 구축 추진에 공감했다. 이어 14일에는 글렌 영킨(Glenn Youngkin) 버지니아 주지사와 전화 통화를 통해 양 지역 간 관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두 사람은 빠른 시간 내에 재회를 약속한 상태여서 다음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17일에는 경기도와 오랜 우호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 가나가와현 구로이와 유지(Kuroiwa Yuji) 지사와 경기청년사다리프로그램, 헬스케어, 스포츠·문화예술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양 지역 상생발전을 위해 협력을 다짐했다. 이들과의 만남에서 김 지사는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지원을 요청하며 외교사절로서의 역할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현대자동차 북미연구소(HATCI)의 요청으로 미시간 주지사의 안전 시험센터 준공식 참석 답변을 받아내 현지 기업들의 민원을 해결하는 성과도 얻었다. 월드옥타와는 제27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의 경기도 수원 유치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경기도의 잠재력, 김 지사의 준비된 깊이 있는 대화가 기대 이상의 성과 올려=이번 투자유치 성과에 대해 김 지사는 “대단히 만족한다. 기대 이상이었다”라며 “더 많은 투자를 위한 좋은 기반을 만들었다”라고 평가했다. 경기도는 이런 성과의 원동력으로 도의 잠재력과 글로벌 기업 대표, 정치인들과 김 지사의 깊이 있는 대화를 꼽았다. 글로벌 기업들이 삼성과 현대, SK하이닉스 같은 대한민국 대표 기업과 세계 1~4위 반도체 장비기업들의 연구소가 있는 경기도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기대가 높다는 것이 도의 설명이다. 여기에 수도권과 가까운 경기도의 입지, 우수한 기술 인력 보유 등의 요소도 한몫했다. 실제로 김 지사는 기업 대표나 해외 자치단체장과 대화를 시작하면서 “경기도는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반도체의 메카다. 대한민국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부가가치의 83%가 경기도에서 나오고 있고, 삼성, SK하이닉스 같은 세계적인 반도체기업뿐만 아니라 반도체 장비 1~4위 연구소가 경기도에 둥지를 트는 등 명실상부한 반도체의 중심지”라며 도의 발전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성장산업국을 만들었고 반도체산업과와 바이오산업과, 첨단모빌리티과, AI빅데이터과 등을 신설해 첨단산업 육성을 원스톱 지원하고 있다”라고 도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도 소개하며 투자를 권유했다. 김 지사의 개인 역량도 이번 투자유치 성과에 큰 힘을 보탰다고 경기도는 밝혔다.
김 지사는 “비즈니스에 들어가기 전에 공통관심사에 대해 아이스브레이킹(회의전에 가볍게 던지는 농담이나 대화)을 하고, 상대방을 배려해 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라면서 “그런 면에서 대부분의 기업이 높게 평가를 한 것 같다”라며 후일담을 전했다. 딱딱하고 긴장될 수 있는 회의지만 사전에 상대방 관심사에 대해 미리 알아보고 가벼운 대화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든 김 지사만의 대화법이 주효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 지사는 “경기도의 정책 방향과 의지를 얘기했을 때 대부분이 공감하면서 추가 투자 의사를 표명했다. 개별적으로 주지사, CEO 등에 대해 미리 파악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동연 지사는 “제가 임기 중에 100조 이상의 국내외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했는데, 이제까지 아주 좋은 실적을 냈기 때문에 충분히 초과 달성할 수 있다. 최소한 100조 이상의 국내외 투자를 경기도에 유치할 것으로 믿고 있다”라며 임기 내 100조 유치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3.김 지사는 ‘하루만에’ 뉴욕과 펜실베니아를 오가며 3조 5000억원 투자유치에 합의했다고 밝혀 홍길동 논란이 일었다. 뉴욕과 펜실베니아만 가면 투자유치가 바로 됐다는 식이다. 단 ‘하루만’이라는 표현은 과잉표현이 맞다. 광역,지자체장 투자유치는 이미 출장 전 사전에 짜여진 시나리오가 있다. 관행적으로 수십년전부터 지자체장이 해먹는 수법이다. 김 지사는 관행을 깬다고 해서 다를 줄 알았다. 하지만 그도 숟가락 도장만 찍는 초짜 정치인에 불과하다. 방대한 투자유치단 경비는 혈세다. 인스타그램에 통역사가 비행기를 놓쳤다고요?라는 사진까지 올렸다. 홍길동 투자유치방법에 관행적 투자유치기법(일명 가로채기), 영어자랑, 숟가락 치적 등을 보면서 현직 경기지사의 무게나 존재감이 이렇게 가볍고,가식으로 가득 채울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헤럴드경제 기자 박정규/경기남부취재본부장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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