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 기부금' 여수 해상풍력 사업 협조 대가성 논란

여수해상풍력대책위 특정 업체서 기부금 11억원 받아
여수수협 주도로 복수 대책위 통합해 간사 역할 맡아
여수수협은 경쟁 업체에 불리한 의견서 제출

전남 여수 삼산면 해상풍력발전 사업과 관련해 이해관계자들이 모인 여수해상풍력대책위원회가 특정 업체로부터 십수억원을 받고 경쟁 업체에 불리한 의견을 내면서 대가성 논란에 휩싸였다.

19일 여수수협 등에 따르면 여수해상풍력대책위원회는 지난해 말 여수 삼산면 일대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S사로부터 발전기금 명목으로 11억원을 받고 주민 수용성 조사 과정에서 경쟁 업체인 H사에 불리한 의견을 냈다.

해상풍력사업은 입지 선정과 함께 이해관계자인 어업인이나 어업인 단체의 의견수렴 등 수용성 확보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삼산면 해상풍력 사업과 관련해 인근 해역을 관할하는 여수수협은 S사에만 찬성 의견을 내고 H사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냈다. 반면 관할 해역에 있는 거문도수협은 H사와 S사 모두에 찬성 의견을 냈다.

문제는 여수수협 주도로 구성된 여수해상풍력대책위원회가 의견 제출 전 S사로부터 11억원의 발전기금을 받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S사에서 발전기금을 받은 뒤 경쟁사인 H사에 불리한 의견을 써준 만큼 대가성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돈이 오가는 과정에서 명시적 또는 암묵적으로 경쟁사에 불리한 의견서를 내달라는 꼬리표가 달렸다면 이를 순수한 목적의 발전기금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H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S사 계측기와 우리 계측기가 불과 1km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서 "우리 계측기만 어업에 엄청난 영향이 있는 것처럼 불리한 의견을 내고 돈을 받았다면 누가 보더라도 대가성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여수수협 김상문 조합장은 "해당 자금은 여수해상풍력공동대책위원회가 받은 것이지 수협과는 관련이 없다"면서 "경쟁사에 불리한 의견을 낸 것은 대책위와 조합원, 어민단체들의 의견을 종합한 것"이라고 밝혔다.

여수해상풍력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여수수협 주도로 3개의 해상풍력 대책위를 통합하고 수협이 간사 역할을 맡고 있다"면서 "기부금은 해상풍력으로 인한 어업 피해 보상 명목으로 받은 것으로 공익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여수시는 "여수수협과 S사 발전기금 관련 사항은 아는 바 없으며 H사 불허가처분은 반대 의견 및 인근 이미 허가된 풍황계측기 유효범위와 중복 등 이유로 불허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H사는 이와 관련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만큼 향후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한편 해당 지역 해상풍력 계측기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 여부는 오는 21일 오전 해상풍력 민간협의회 자문을 거쳐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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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CBS 최창민 기자 ccmi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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