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의존도 높은 원료약…"국내 자급 생산 정책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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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현장에서 반드시 구비하고 있어야 하는 국가필수의약품이 원료 자급 생산률 저하로 인해 국내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필수의약품 중 최근 5년간(2017~2021.9) 원료의약품 수급 관련 문제로 국내 제조 생산이 중단된 품목은 24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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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등 보건위기 시 자급 생산 능력 있어야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의료 현장에서 반드시 구비하고 있어야 하는 국가필수의약품이 원료 자급 생산률 저하로 인해 국내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사들은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자체 생산 대신 해외에서 원료의약품을 수입해 만드는 실정이다.
박실비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19일 '필수의약품 및 원료 생산기반 강화 방안 모색'을 주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6차 K-생명바이오포럼에서 "해외와 비교해 볼 때 국내는 미래 보건위기 대응을 위한 필수의약품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전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원료 수급시장에 변화가 발생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초기 각국의 의약품 구입량이 폭등하면서 세계적인 약 부족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러한 약 부족 현상이 장기화됨에 따라 각 국은 자국 내 의약품 수급을 위해 해외로 나가는 원료의약품 수출을 제한하기도 했다. 원료의약품은 반가공 형태의 약물이다. 제약회사들은 이 원료의약품을 공장으로 들여와 완제품 형태로 최종 제조한다.
특히 한국은 이 원료의약품 자급 생산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현장에서 반드시 필요해 국가가 생산을 필수적으로 장려하고 있는 국가필수의약품의 경우에 이러한 문제가 더 심각했다.
국가필수의약품 중 최근 5년간(2017~2021.9) 원료의약품 수급 관련 문제로 국내 제조 생산이 중단된 품목은 24개에 달한다. 아스피린, 페니실린 등 오랜기간 가장 널리 사용되는 의약품이 대부분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원료의약품 산업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원료의약품의 국내 자급도는 약 20% 내외로 매우 낮은 수준에 해당한다. 지난 2019년의 경우 약 16.2% 수준으로 2008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약업계에서는 알약 1개당 약값이 5원에서 10원대 의약품이 많아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원료를 생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부족해 상황을 역전하기 어렵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 2021년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원료의약품에 대한 지원 정책은 1990년대 이후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 원료의약품 제조사들은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침투해 입지를 넓히고 있다.
더욱이 제약업계에서는 건강보험 재정 보전을 위해 약가 인하 등에 맞춰진 정부의 의약품 정책이 제약회사의 낮은 생산단가 맞추기로 이어지고, 해외 의존도를 높이는 문제로 연결된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완제의약품 중심의 국내 제약산업에서 원료의약품 분야를 별도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내수용 원료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과 필수약 원료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 지원 등이다.
박 연구위원은 "세계적인 공중보건 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원료의약품 생산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며 "수술, 응급진료 시 필요한 의약품 공급망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전반적인 정책 검토와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a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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