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찰, ‘김범수 개인 회사’ 케이큐브 청산 움직임에 “법인 청산시 책임자 입건” 전해

법인 청산되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 종결
카카오모빌리티 고발 시 함께 수사

김범수 카카오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해 10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개인 회사이자 카카오 2대 주주인 케이큐브홀딩스가 최근까지 법인 청산을 검토해왔지만, 검찰이 법인 청산 시 책임있는 개인을 입건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하며 계획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검찰에 고발된 상태인데, 법인이 청산되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 처리된다.

19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최근 케이큐브홀딩스 측에 “카카오에 합병돼 법인이 청산된다면 책임있는 개인이 입건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앞서 지난해 12월 케이큐브홀딩스의 의결권 행사에 위법성과 고의성이 있다며 의결권 행사 금지 시정명령을 내리고 검찰에 법인을 고발했다. 공정위는 지난 2020년부터 2년간 케이큐브홀딩스의 금융 수익이 전체 매출액의 95% 이상을 차지했으며 정관에 ‘금융투자업’이라고 기재돼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실상 ‘금융사’인 케이큐브홀딩스가 공정거래법상 비금융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음에도 이를 어겼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중앙지검 공조부는 올해 1월 사건을 배당 받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케이큐브홀딩스의 청산 움직임은 올해 초부터 있었다.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의 사망이나 피고인인 법인이 존속하지 않게 됐을 때 공소기각을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후 김 센터장이 케이큐브홀딩스 청산안과 관련해 내·외부 의견을 수렴했고, 여러 안을 종합적으로 검토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큐브홀딩스 수사에 대한 검찰의 의지가 확고한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도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이 커진 만큼,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는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지난 2월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를 운영하면서 알고리즘 등을 조작해 콜을 몰아주는 시장지배적지위 남용 행위를 했다고 보고 과징금 257억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당시 카카오모빌리티를 고발하지 않았지만, 중소기업벤처부(중기부)가 공정위에 고발요청을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중기부는 공정위가 법인 고발을 결정하지 않았더라도 중소기업에 미친 피해나 사회적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고발요청심의위원회를 거쳐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할 수 있다. 요청이 들어오면 공정위는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 의무고발요청제도는 공정위를 견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치로, 검찰총장과 감사원, 조달청도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의결서가 도착하는 대로 내부적으로 검토한 뒤 고발요청심의위에 상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부 내부규정에 따르면, 중기부장관은 의결서 도착 6개월 안에 심의위를 거쳐 고발요청 여부를 정한다. 공정위는 과징금 처분 의결 후 의결서를 당사자와 관계 기관에 보내야 한다. 공정위는 내부규정에 따라 의결 35일 안에 의결서를 작성해야 한다. 과징금 관련 자료 제출이 필요할 경우 70일 안에 작성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