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기자협 "성폭력을 '몹쓸짓'으로 보도 말아야"

"원조교제→청소년 성착취, 다문화가정→이주민가정" 권고
2023 인권보도 참고 사례집 발간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한국기자협회와 공동으로 2023년 인권보도 참고 사례집을 발간했다고 19일 밝혔다.

사례집은 재난 보도와 인권, 감염병 보도와 인권, 자살보도와 인권, 범죄·성폭력·성희롱·성매매 보도와 인권 등 13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인권을 침해하거나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보도, 선정적, 자극적, 혐오감을 줄 수 있는 표현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표적으로 성폭력 가해자의 행위를 '나쁜 손', '몹쓸 짓'으로 보도하지 말고 성희롱, 성추행 등 명확한 단어를 써야 하며 '○○이 사건'과 같이 피해자를 주체로 한 사건명을 쓰지 않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원조교제', '조건만남' 등으로 흔히 불리는 청소년 대상 성매매는 '청소년 성착취'가 알맞은 표현은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살', '극단적 선택' 등보다 사망 사실에 초점을 둔 '사망하다', '숨졌다' 등으로 표현해달라고 제안했다.

특정 성별이나 아동·청소년, 노인, 장애인, 이주민·난민 등에 대한 차별적인 표현 사용에도 주의를 당부했다.

예를 들어 동남아시아 국적의 국제결혼 가정 등의 형태로 의미가 축소된 '다문화 가정' 대신 '이주민 가정'을 쓰고 아동과 청소년을 비하하는 '잼민이'와 같은 단어를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권위와 한국기자협회는 2011년 인권보도준칙을 제정하고 2014년 1차 개정을 거쳤다. 이번 사례집은 1차 개정 이후 새롭게 제기된 인권 현안을 중심으로 기획, 편집됐다.

사례집은 인권위(www.humanrights.go.kr)와 한국기자협회 누리집(www.journalist.or.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bo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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