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피해' 스티커 위에 '단수예고' …인천시 뒷북 ‘대책’ 비난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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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머던지기 국가대표 출신의 30대 여성 A씨가 전세사기 피해를 극복하지 못하고 스러졌다.
그의 죽음 이틀 뒤 유정복 인천시장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에 대해 단수를 유예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단수예고장은 A씨가 '전세사기 피해자'임을 알리는 스티커 위에 부착됐다.
A씨가 전세사기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고서도 인천시가 '수돗물을 끊는다'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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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1) 강남주 기자 = 해머던지기 국가대표 출신의 30대 여성 A씨가 전세사기 피해를 극복하지 못하고 스러졌다. 그의 현관 앞에는 수돗물을 끊는다는 ‘단수예고장’이 붙어 있었다. 그의 죽음 이틀 뒤 유정복 인천시장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에 대해 단수를 유예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뒷북 대책’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유 시장은 19일 단수예고 유예를 포함한 ‘전세사기 피해 추가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추가지원은 피해자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법률적·심리적 어려움을 덜어준다는 게 골자다.
이중 피해자들에게 단수를 예고하는 일은 즉시 유예하도록 조치한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단수예고는 수도요금을 장기간 체납한 세대에 붙이는 일종의 경고장이다.
지난 17일 사망한 A씨 현관에는 인천시중부상수도사업소의 단수예고장이 붙어있었다. 여기에는 굵은 글씨로 ‘수도요금 체납입니다. 확인 후 납부하세요. 미납시 단수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A씨는 해머던지기 국가대표를 지내고 최근에는 애견관련 자격증을 따 제2의 인생을 계획했다. 그러나 이른바 ‘건축왕’의 전세사기에 휘말려 그의 전셋집은 경매에 넘어가고 보증금 9000만원을 몽땅 날릴 처지였다.
단수예고장은 A씨가 ‘전세사기 피해자’임을 알리는 스티커 위에 부착됐다. A씨가 전세사기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고서도 인천시가 ‘수돗물을 끊는다’고 한 것이다.
유 시장의 이번 조치는 A씨가 사망한 이틀 뒤에 이뤄졌다.
자살예방 심리지원 프로그램을 추가한다는 대책도 뒷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피해자들은 오래전부터 ‘전문의의 정신상담’이 필요하다고 요구해 왔다.
미추홀구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는 지난 2월28일 전세사기 피해자 중 첫 사망자(B씨)가 나왔을 때 강력하게 전문의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요구해 왔다. B씨와 사정이 비슷한 피해자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책위의 요구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달 8일부터 피해자들의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심리상담은 피해자가 상담을 요구해야 이뤄진다. HUG가 정신과 전문의가 아닌 심리상담사가 있는 전문기관으로 연결해 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상담은 4건에 불과할 정도로 실적이 저조하다.
상담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사이 피해자 2명이 더 사망했다. 이달 14일에는 C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고 사흘 후인 17일에는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번 자살예방 심리지원은 피해자가 3명이나 사망한 뒤에 나온 대책이다.
유 시장은 “전세사기로 인해 인천에서 많은 피해자가 발생,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피해자분들의 어려움을 덜어드리도록 인천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책이 피해자들의 울분을 달래줄 수 있을지 미지수다.
김병렬 대책위 부위원장은 18일 A씨 빈소를 찾아 “유정복 시장, 원희룡 장관이 최근 전세사기 대책방안이라고 뭔가를 내놓았는데, 저희가 도와달라고 했던 건 지난해 부터였다”며 “그때는 도와주지 않고 왜 사람이 죽어나가야 도와준다고 하는지, 인천시 관계자들이 빈소 찾으면 침을 뱉고 싶은 심정”이라고 분노했다.
이른바 ‘빌라왕, 건축왕’에 의한 인천지역 전세사기건수는 총 3008세대로 파악됐다. 미추홀구가 2523세대로 압도적으로 많고 계양구 177세대, 남동구 153세대, 부평구 112세대, 서구 32세대, 중구 4세대, 동구 3세대, 강화군 1세대이다.
inam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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