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2' 감독 "'현실에도 김도기 있었으면' 반응 서글프기도" [인터뷰 스포일러]

임시령 기자 2023. 4. 1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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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택시2 이단 감독 / 사진=SBS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이단 감독이 '모범택시2' 흥행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단 감독은 19일 스포츠투데이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극본 오상호·연출 이단) 종영 소회를 전했다.

'모범택시2'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드라마는 자체 최고 시청률 21.0%(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종영하며 흥행했다. 이단 감독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많은 사랑을 받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제가 대본을 보면서 느꼈던 것을 시청자들과 함께 느낄 때 행복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분들과 함께 분노하고, 함께 슬퍼하고, 함께 기뻐할 수 있음에 너무나 감사하다. '현실에도 김도기 기사가 있으면 좋겠다'는 글을 볼 때 가장 기뻤고 또 서글펐다. 저 역시 그 마음으로 시즌2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모범택시2 신재하 / 사진=SBㄴ 제공


앞서 이단 감독은 '모범택시2' 연출에 대해 부담감을 털어놓은 바 있다. 그는 "밸런스를 맞추는 것, 적중률을 높이는 것. 시즌2에서는 도기의 부캐플레이에 집중하게 하면서 그야말로 부캐로서 놀 수 있는 판을 깔아주기 위해서는 시즌1의 무게감은 덜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주안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이어 "모범택시에 사건 의뢰를 하는 피해자들의 사연이 심각하게 다뤄질수록 김도기 기사가 신명 나게 활약할 수 있는 영역에 제약이 생기기 시작하더라. 이 부분이 연출을 하면서 가장 고민이 되었던 지점이다. 시청자들이 전편을 사랑해 주셨던 이유 중 하나는 잔혹한 현실의 디테일한 묘사와 사회고발적인 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부분을 놓고 가지 않으면서도 도기의 부캐 플레이를 해치지 않는 방법, 마냥 무겁지 않으면서도 시청자들이 사건 의뢰인들의 사연에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다"고 전했다.

모범택시2 박호산 / 사진=SBㄴ 제공


이단 감독은 공감에 집중했다고. 그는 "시청자들이 사건 의뢰인들의 사연을 내 이야기라고 느껴야 복수도 통쾌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김도기가 마음 놓고 때릴 수 있을 만큼 빌런에게 공분을 살만한 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빌런의 악행이 말초적이고 폭력적이기만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단 감독은 "피해자 역할의 배우들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배우가 아니라 내 주변의 사람이라고 느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인지도가 낮지만 자연스러운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들을 섭외했다. 촬영하기 협소하고 불편하고 먼 곳이어도,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의 흔적이 잘 묻어 있는 현장감이 살아있는 로케이션까지 찾아가 리얼리티를 살리려고 노력했고, 치킨집 사장님의 상처투성이 손 분장, 할머니가 꼬깃꼬깃하게 모은 장롱 속 쌈짓돈이라든지, 시청자들이 피해자들의 사연을 가까운 곳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미지적인 디테일들을 챙기려고 애썼다"고 전했다.

반대로 빌런에게는 더 악하고 잔인해 보이는 설정들을 추가했다고 한다. 이단 감독은 "빌런의 공간에는 규모감을 추가해, 이놈들이 저지른 악행들이 한 두 개가 아니라는 사실이 시각적으로 느껴지게 했다. 강필승 사무실의 계약서와 금붙이들, 아이들이 갇혀 있는 공간의 소변통들, 블랙썬 사무실의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서랍들과 그 안에 들어가 있는 머리핀과 브로치들처럼 빌런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나쁜 짓을 저질렀을지 암시해 주는 소품들과, 시청자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포인트를 추가해 빌런의 공간을 꾸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너무 붕 뜨거나 너무 판타지적인 복수 방법은 오히려 시청자 입장에서 봤을 때 통쾌함이 남지 않을 것 같아서 좀 더 현실적인 방법으로 만들 수 있는, 밸런스를 조정하는 회의를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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