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개표기 조작’ 주장 폭스뉴스, 업체에 1조원 배상

역대 언론사 소송 중 최대 금액

2020년 미국 대선 이후 개표기 조작 의혹을 집중 제기한 미국 폭스뉴스가 개표기 업체에 7억8000만 달러(약 1조300억 원)가 넘는 금액을 배상키로 했다. 역대 언론사 소송 중 가장 큰 배상 금액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승리한 당시 대선에서 보수성향 폭스뉴스는 개표 결과가 조작돼 승리를 도둑맞았다는 음모론을 지속해서 보도한 바 있다.

18일 액시오스 등에 따르면 이날 댈러웨어 법원에서 폭스뉴스는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 측이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과 관련해 도미니언 측에 7억8750만 달러의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도미니언 측 저스틴 닐슨 변호사는 법원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진실이 중요하며 거짓말에는 대가가 따른다”고 말했다. 폭스뉴스도 성명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앞서 폭스뉴스는 2020년 대선 이후 도미니언이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투표 결과를 조작했다는 음모론을 반복적으로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표가 바이든 대통령 표로 바뀌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했다는 것이다. 대선 당시 28개 주에 투·개표기를 공급한 도미니언은 2021년 1월 폭스뉴스에 16억 달러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배상금은 역대 언론사 소송 중 최대 금액 기록이다. 기존 최고 기록은 2017년 ABC뉴스가 육류 가공업체 비프 프로덕트에 지급한 1억7700만 달러였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