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모터쇼의 '글로벌 전기차 혈투'…'1300만원' 中 신차 위너?

이동희 기자 2023. 4. 1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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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개막한 모터쇼서 공개된 신차 100여개 중 70여개는 전기차…'최대 시장' 中 겨냥
폭스바겐·도요타·현대차그룹 등도 전기차 강조…"中 브랜드 전기차 지위 확고" 관측도
기아가 18일 중국 상하이 컨벤션 센터에서 개막한 ‘2023 상하이 국제 모터쇼’에서 중국 시장 대상의 전기차 비전을 공개하고 다양한 신차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사진은 기아가 2023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한 ‘셀토스 상품성 개선 모델’과 ‘EV6 GT’. (기아 제공) 2023.4.18/뉴스1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세계 최대 중국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8일 개막한 상하이 국제 모터쇼를 통해 일본 도요타, 독일 폭스바겐, 한국 현대차그룹 등 주요 완성차 기업들은 비야디(BYD)와 테슬라가 장악한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투자도 단행할 계획을 밝힌다. 비야디도 1000만원대 저렴한 전기차 출시를 알리는 등 올해 중국 전기차 시장의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판매 1~3위' 도요타·폭스바겐·현대차그룹, 중국 전기차 시장 각축전

1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상하이 국제 모터쇼는 전날 중국 상하이 국립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했다. 상하이와 베이징을 번갈아 가며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중국 모터쇼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정상적으로 열렸다.

올해 상하이 모터쇼는 전 세계 주요 브랜드가 대거 참여해 100대 이상의 신차를 선보였다. 신차 공개 대수는 올해 열린 서울모빌리티쇼(8대)의 12배 이상으로, 중국 시장에 대한 완성차 기업의 높은 관심도가 반영된 결과다.

특히 100여개의 신차 중 70여개는 전기차다. 비야디 등 중국 현지 브랜드는 물론 독일 폭스바겐, 전기차 전환에 한발 늦은 일본의 도요타 등 모두가 '전기차'를 외쳤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상하이 모터쇼에서 2026년까지 10개의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고, 전기차 신차 개발 속도도 높여 중국 전기차 선두업체를 따라잡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10억유로(약 1조5000억원)를 투자해 중국 허페이 지역에 전기차 연구개발 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토마스 쉐퍼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에서 중국을 위한(in China for China) 전기차 개발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요타도 2개의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공개했다. 도요타의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 역시 미니밴 형태의 전기차를 선보였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 1위를 기록한 도요타지만 전기차 전환에는 상당히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취임한 사토 고지 도요타 사장은 '전기차 퍼스트'를 선언하며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도요타는 2026년까지 전기차 신모델 10개를 출시하고, 연간 15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 3위를 기록한 현대차그룹의 기아(000270) 역시 전기차를 앞세워 중국 시장 부진을 만회할 계획이다. 기아는 올해 중국에서 EV6를 시작으로 매년 최소 1종 이상의 전기차 모델을 선보여 2027년 총 6종의 전동화 라인업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김경현 기아 중국법인 총경리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의 성공은 기아 글로벌 전략의 핵심 요소"라며 "2030년까지 중국 시장에서 연간 45만대 판매를 목표하고 있으며 이 중 40%를 전기차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비야디(BYD)의 플래그십 모델 '한'(HAN)(뉴스1 자료사진)ⓒ News1 이준성 기자

◇中 비야디, 올해 1000만원대 전기차 출시…"출시 6개월 안에 시장 장악할 것"

중국 전기차 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502만대로 2위인 미국(약 80만대)과 비교해도 약 6.3배에 달한다. 에너지 조사기관 블룸버그 뉴에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360만대의 58.8%인 800만대는 중국에서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토종 브랜드인 비야디와 테슬라가 장악하고 있다. 비야디는 지난해 중국서 전기차 186만대를 팔아 시장 점유율 32%를 기록, 내수시장 1위를 굳건히 지켰다. 테슬라도 지난해 약 44만대를 판매하며 상하이차와 미국 GM(제너럴모터스) 등의 합작사 SGMW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업계는 주요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를 늘릴 계획을 세웠지만,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봤다. 비야디와 테슬라 등 선두 기업이 저가 공세를 본격화하면서 판매량 확대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비야디는 이날 모터쇼에서 1000만원대 소형 전기차 '시걸'(Seagull)을 공개했다. 올해 출시 예정인 시걸은 판매 예정가가 1만달러(약 1300만원)에 불과하다. 도요타가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전기차 bZ4X 판매가 2만9000달러(약 3800만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3000만원대 보급형 전기차로 출시 예정인 폭스바겐의 'ID.2all'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컨설팅 회사 상하이 오토모빌리티의 빌 루소 대표는 "굉장히 합리적인 가격"이라며 "시걸은 출시 6개월 이내 베스트 셀링카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뿐 아니라 도요타가 중국 시장에서 힘을 내는 소형차 시장 상당 부분을 비야디가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는 자국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가 상당하고 특히 전기차는 중국 브랜드가 최고라고 생각한다"며 "비야디가 저가에서부터 고급 전기차까지 라인업을 갖추면서 수입 브랜드의 전기차 경쟁력은 생각보다 저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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