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집은 타고 있었지만…임무 충실했던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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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앞의 불을 꺼야지. 내 집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요. 그래서도 안 되고."
이번 강릉산불 당시 자기 부모님이 사는 집이 전소됐으나 인근에서 자신이 맡은 구역 진화에만 충실했던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당시 숨이 막힐 것 같은 연기와 불로 인해 대부분 속수무책으로 화염에 휩싸인 정든 집이 불타는 것을 보면서 발을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하는 주민들 사이로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들이 쉴 새 없이 진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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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바로 앞의 불을 꺼야지. 내 집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요. 그래서도 안 되고…."
이번 강릉산불 당시 자기 부모님이 사는 집이 전소됐으나 인근에서 자신이 맡은 구역 진화에만 충실했던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 11일 오전 8시 30분 불씨가 순간풍속 초속 30의 강한 바람을 타고 번지면서 순식간에 해안가까지 태워버린 산불이 발생했다.
당시 숨이 막힐 것 같은 연기와 불로 인해 대부분 속수무책으로 화염에 휩싸인 정든 집이 불타는 것을 보면서 발을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하는 주민들 사이로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들이 쉴 새 없이 진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았다.
이런 가운데 산림청 소속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인 남경진(44) 대원은 부모님이 살고 있는 저동의 집이 산불과 멀지 않아 위험에 노출돼 있음을 알면서도 다른 진화대원과 함께 맡은 구역에서 진화에 끝까지 참여했다.
부모님의 집은 불과 2년 전까지 자신이 모시고 함께 살던 집이기도 했다.
다행히 산불 당시 부모님은 병원에 약을 타러 가 인명 피해는 면했으나 십원짜리 하나 들고나오지 못하는 등 집이 전소되는 피해를 봤다.
그는 산불 당시 이곳저곳의 불 머리를 찾아 이동하며 진화에 나섰고 바람이 엄청나 진화에 몰두하느라 집을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진화를 위해 이동 중 산밑에 있는 정든 부모님 집이 모두 전소된 것을 물끄러미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남 대원은 19일 "할아버지가 지은 집이고 부모님이 사시는 집이어서 추억이 많은 곳"이라며 "강풍 속에 진화에 나서느라 집 생각은 하지도 못했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한덕수 국무총리 방문 시 남 대원을 직접 만나 '임무에 충실히 해줘서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감사하고 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위로하고 격려금을 전달했다.
남경진 대원은 2016년 강릉국유림관리소 산불전문예방진화대를 시작으로 2018년부터는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으로 활동하면서 지난해 울진, 밀양 산불 등 대형산불 현장 최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번 강릉 대형산불은 8시간 동안 379ha의 산림을 태우면서 인명 피해 27명(사망 1명, 경상 26명), 217가구 489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15개 분야에서 389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삶의 터전이었던 주택 141가구와 펜션 등 건축물 266동이 전소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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