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2' 작가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운행은 계속돼야죠"

오명언 2023. 4. 1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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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 해'라는 말이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을 협박하는 무기로 쓰이는 이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모범택시의 운행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최근 뜨거운 화제 속에 종영한 SBS 드라마 '모범택시2'의 극본을 쓴 오상호 작가는 19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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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PD "'모범택시' 시리즈의 기본이 되는 원칙들 계승하려고 노력"
SBS 드라마 '모범택시2' 스틸컷 [S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법대로 해'라는 말이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을 협박하는 무기로 쓰이는 이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모범택시의 운행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최근 뜨거운 화제 속에 종영한 SBS 드라마 '모범택시2'의 극본을 쓴 오상호 작가는 19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오 작가는 "'모범택시'는 우리 시대의 우화라고 생각한다"며 "현실 풍자와 해학을 통해 부조리와 대항하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모범택시'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 기사 김도기(이제훈 분)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코미디 영화 '카리스마 탈출기'(2006), '자칼이 온다'(2012), 범죄 액션 영화 '조작된 도시'(2017) 등 주로 영화 각본을 집필해온 오상호 작가가 시즌1에 이어 시즌2 집필까지 맡았다.

SBS 드라마 '모범택시2' 스틸컷 [S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모범택시' 시리즈는 피해자에게 회복하지 못할 손해를 안긴 악질의 범죄나 우리 사회를 경악하게 한 극악무도한 범죄를 처단하지 못한 법 대신에 사적 복수로 그들이 했던 악행을 똑같이 되돌려주며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오 작가는 "범죄 오락 장르의 미덕을 살리되, (현실을) 회피하거나 겉돌지는 말자는 나름의 기준을 정해두었다"고 강조했다.

드라마는 실제 일어났던 범죄 사건을 재구성해 현실감을 높였다. 성 착취물 공유, 사이비종교, 노인 사기, 부동산 사기, 의료 사고 등 뉴스에서 본 듯한 사건들을 극적으로 풀어냈고, 무지개 운수 회원들은 범죄를 저지른 악인들에게 통쾌한 복수를 선사했다.

SBS 드라마 '모범택시2'를 집필한 오상호 작가 [S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 작가는 "시즌2에서는 '기억해야 되찾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대사를 중심 메시지로 놓았다"며 "가슴 한쪽에 묻어두고 넘어갔던 사건들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며 시즌2의 에피소드들을 정하고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연출을 맡은 이단 PD도 "시청자들이 사건 의뢰인들의 사연에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 가장 많이 고민했다"고 짚었다.

이 PD는 "시청자들이 시즌1을 사랑해주신 큰 이유 중 하나는 잔혹한 현실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와 사회 고발적인 특징이라고 생각했다"며 "'모범택시'의 기본이 되는 원칙들은 훼손하지 않고 계승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밝혔다.

SBS 드라마 '모범택시2' [S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복고풍 느낌이 나는 무지개 운수 식구들의 작업 공간과 작전 수행 방법, 의뢰받은 사연들의 현실성, 나쁜 짓을 그대로 되갚아주는 통쾌한 복수, 다크히어로 도기의 강인하면서도 쓸쓸한 면모, 가족의 형태를 띤 무지개 운수 식구들의 관계 등을 그대로 가져가려고 노력했어요."

'모범택시' 시즌1이 큰 사랑을 받았던 만큼, 이 PD는 시즌2 연출을 맡을 때 부담감이 만만치 않았다고 털어놨다. '모범택시2'는 이 PD가 처음으로 메인 연출을 맡은 작품이기도 하다.

SBS 드라마 '모범택시2' 촬영 현장 [S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작가와 배우는 그대로인데 연출만 바뀌었기 때문에, 결과가 나쁠 경우 연출이 질책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운을 뗐다.

"제 앞에 많은 PD들이 연출 제안을 고사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 드라마가 한국형 히어로물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용기를 내 도전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현실에도 김도기 기사가 있으면 좋겠다'는 글을 볼 때 가장 기쁘면서도 서글펐다"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분과 함께 분노하고, 함께 슬퍼하고, 함께 기뻐할 수 있음에 너무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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