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글부글 野 “송영길 무책임에 당혹”…출당·제명까지 거론

전경운 기자(jeon@mk.co.kr) 2023. 4. 1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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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野의원들, 宋에 십자포화
“전직 대표로서 부적절한 처신
위기 대처에서 사람 크기 드러나
하루 빨리 귀국해 진실 밝혀야”
이정근 향해서도 책임론 제기
“모든 통화 녹취 왜 했는지 의심”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21일 지역 당원들과 대구 남구 앞산에 위치한 낙동강승전기념관을 방문하고 있다. 2022.10.21 연합뉴스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점점 코너에 몰리고 있는 민주당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겨냥해 책임론을 집중 제기하고 나섰다. 녹취 파일을 통해 혐의가 점차 짙어지고 당 전체가 부패 정당 수렁에 빠지게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이번 의혹 연루자들과 본격적인 ‘선 긋기’에 나선 것이다.

19일 송갑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송 전 대표는 기자간담회만을 예고할 뿐 조기 귀국 얘기는 없다”며 “개인적 일탈이다, 할 말이 없다는 무책임한 태도를 지켜보며 당원과 국민은 당혹감과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비판했다.

송 최고위원은 “직접 개입했다는 추가 보도가 나오고 있고, 당 대표 선거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당이 치명적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며 “막강한 책무를 저버려서는 안 되고 다시 한번 빠른 귀국을 간곡히 엄중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송 전 대표에게 직접 귀국 요청을 한 이후 당 지도부에서 또다시 이같이 메시지를 낸 것이다. 송 최고위원은 “일말의 의구심도 남김없이 진실을 밝혀주기 바란다”며 “전임 대표답게 상임고문답게 있어야 할 곳은 국민 앞”이라고 덧붙였다.

송 전 대표는 당의 귀국 요청에 확답을 주지 않고 주말인 토요일(22일)에 현재 체류 중인 프랑스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처럼 ‘모르쇠’로 일관하는 송 전 대표에 지도부는 물론 당내에서도 조기 귀국 요구가 쏟아졌다.

7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송갑석 최고위원이 모두발언하고 있다. 2023.4.7 연합뉴스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본인 주변에서 일어난 문제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며 귀국을 미루는 모습은 당혹스럽기까지 하다”며 “5선 국회의원을 하고 당 대표까지 지낸 분이다. 송영길 대표는 하루라도 빨리 귀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기자간담회는 파리에서 가질 게 아니라 국민 앞에서 열어야 한다”며 “위기에 대처하는 모습에서 사람의 크기가 드러나는 법”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영찬 민주당 의원도 “돈 봉투의 수혜자로 지목받는 송 전 대표가 빨리 귀국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작년에 녹취에 대해 송 전 대표 측에 문의가 들어갔고, 부인하는 와중에 프랑스로 떠났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충격적”이라고 언급하며 “송 전 대표는 당을 검찰 수사의 칼날에 버려두고 외국으로 떠났던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윤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송 전 대표가 입국을 거부한다면 출당이나 제명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당 안에서는 조직적인 움직임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이날 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는 성명을 내고 돈 봉투 살포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더좋은미래-당대표 간담회에서 더좋은미래 대표인 강훈식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2023.3.15 연합뉴스
이들은 입장문에서 “송 전 대표는 귀국을 미루며 외국에서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전직 대표로서, 또한 책임있는 지도자로서 매우 부적절한 태도이자 처신”이라며 “더구나 본인이 대표 시절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의원들에 대해 탈당 권고, 출당 조치를 했던 전례에 비춰서도 매우 부적절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송 대표가 조기에 귀국하지 않고 이 사건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가장 강력하고 엄중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와 함께 이번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이 전 사무부총장에 대한 내부 공격도 거세졌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 전 사무부총장이) 수많은 사람과의 전화 녹취를 다 하고 있는데, 자기는 녹취하는 것을 알고 있고 상대방은 모르는 가운데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정근 씨가 왜 녹취를 했을까. 그것은 우리가 합리적 의심을 해볼 필요는 있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지금 녹취를 하고 모든 것을 갖고 있다는 것은 결국 자신이 뭔가 보호막을 만들기 위해 이렇게 녹취한 게 아니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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