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승찬 “천공 관저 개입 의혹 제기한 적 없어...누구 명예를 훼손했나”
역술인의 대통령 관저 개입 의혹을 제기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19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종로구 옥인동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건물 앞에 모습을 드러낸 부 전 대변인은 “관저 개입 의혹을 얘기한 적 없다, 관에 다녀갔다 정도만 얘기했다”며 “누구의 명예를 훼손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부 전 대변인은 지난 2월 자신의 책에 ‘천공이 서울 한남동 공관을 다녀간 사실을 남영신 육군 참모총장이 나에게 알렸고 군 당국에도 보고가 됐다’고 적은 바 있다.
부 전 대변인은 이날 “그때 상황을 기록으로 남겼고 그걸 책으로 낸 게 전부”라며 "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제대로 된 수사가 미비하다”고 했다. 그는 또 “책에 적은 내용 자체가 합리적인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며 “권력 기관(대통령실)이 나서서 형사 고발하는 것이 21세기 민주주의 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게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번 사건은 작년 12월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이 TBS ‘김어준의 뉴스 공장’에 출연해 “3월에 육군 참모총장 공관과 서울 사무소에 천공이 다녀갔다는 증언을 국방부 고위 관계자에게서 들었다”며 처음 의혹 제기를 하면서 시작됐다. 부 전 대변인이 자신의 책에 같은 주장을 했고, 민주당은 “국회 국방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역술인 천공의 국정 개입을 밝히고 정부 관계자의 책임을 묻겠다”며 CCTV 공개를 요구하는 등 의혹을 키웠다.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은 지난 11일 “육군 참모총장 공관에 설치된 작년 3월 한 달치 영상 4TB(테라바이트), 영화 약 2000편 분량의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천공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며 “(의혹이 제기된 달의) 모든 날짜 CCTV를 확인했는데도 천공의 모습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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