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아프더니…” 서울지하철 공기질 측정 연2회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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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코로나가 아니라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써요."
관련법에 따르면 지하철 운송사업자는 초미세먼지 등 전동차 내 실내 공기질을 1년에 1회만 측정하면 되기 때문에 연 2회 실내 공기질 측정을 하는 공사의 경우 하등 문제 될 게 없다.
다만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지하철 전동차 내부의 공기질도 지하역사처럼 상시 측정·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공사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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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 극심한 봄철엔 무용지물
“전동차 내부서 마스크 못벗어
역사처럼 상시 모니터링 해야”
글·사진=김군찬 기자 alfa@munhwa.com
“이젠 코로나가 아니라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써요.”
대학생 이모(23) 씨는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지 한 달이 다 되지만 여전히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쓴다. 최근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은 바깥과 마찬가지로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으면 목이 칼칼하기 때문이다. 매년 봄이면 황사가 찾아오고 미세먼지(PM10)가 극성을 부리면서 서울 시민이 타고 다니는 서울시 지하철 전동차 내부 공기질의 실질적인 측정·관리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다.
19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전동차에선 실내공기질법에 따라 초미세먼지(PM2.5) 등 실내 공기질 측정이 진행된다. 크기가 작을수록 인체에 미치는 위해도가 더 커 전동차에선 미세먼지보다는 초미세먼지 측정이 주를 이룬다. 공사는 보유 전동차 중 52편성(통상 1편성은 10량의 전동차로 이뤄진 열차 1대를 가리킴)을 대상으로 외부 전문업체에 의뢰해 연 2회 실내 공기질을 측정한다. 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9호선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 수치는 23.5㎍/㎥로 실내공기질법상 권고 기준인 50㎍/㎥를 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9개 노선 중 46.2㎍/㎥인 4호선이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측정됐지만 이 역시 권고 기준 안에 있다.
관련법에 따르면 지하철 운송사업자는 초미세먼지 등 전동차 내 실내 공기질을 1년에 1회만 측정하면 되기 때문에 연 2회 실내 공기질 측정을 하는 공사의 경우 하등 문제 될 게 없다. 다만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지하철 전동차 내부의 공기질도 지하역사처럼 상시 측정·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공사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조영민 경희대 환경학 및 환경공학과 교수는 “지하철 전동차 내부는 외부의 황사, 미세먼지에 영향을 받는다”며 “현재보다 측정 횟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전동차 내부 공기질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 2회 무작위로 시간을 정해 측정하기 때문에 황사가 찾아오는 봄철이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을 건너뛸 여지가 많다. 측정 횟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근거다. 반면 현재 공사 관할 모든 지하역사에는 공기질 자동 측정 장치가 설치돼 있어 초미세먼지 농도가 상시 측정된다. 역사 내 설치된 전광판을 통해 측정된 수치를 매시간 볼 수 있다. 공사는 부피가 큰 측정 장치를 지하철 전동차에 일일이 설치해 작동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민의 건강권 확보를 위해 측정 횟수를 늘리거나 전동차 내 공기질 측정 장치를 상시 설치하는 방안을 권하고 있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하루 종일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일부 노인들에게 초미세먼지는 극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지하철 역사처럼 전광판을 설치해 상시 모니터링 수치를 승객들에게 보여주면 신뢰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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