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형은행 어닝 서프라이즈… ‘투자금융’ 골드만삭스만 부진

금리 인상따라 이자 순이익 급증
SVB사태로 소비자 대형은행 이동

미국 주요 대형은행이 고강도 긴축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도 일제히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오히려 이자 순이익이 급증한 데다, SVB 사태 이후 지역 중소은행 이용자들이 대형은행으로 예금을 옮긴 반사이익을 거둔 결과로 풀이된다. 현재까지 실적을 공개한 주요 은행 중에서는 투자금융에 집중된 골드만삭스만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18일(현지시간) 1분기 주당순이익(EPS)이 0.94달러로 월가 예상치(0.82달러)를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1분기 매출은 263억9000만 달러로 예상치(251억3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5% 늘어난 81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BofA 주가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0.6% 올랐다.

앞서 실적을 공개한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 웰스파고도 월가 예상을 훨씬 상회하는 성적을 거뒀다. JP모건의 EPS는 4.10달러로 예상치인 3.41달러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순이익은 1년 전보다 무려 52% 급등했다. 씨티그룹, 웰스파고 역시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이자 수익이 대폭 증가한 결과로 보인다. 1위 은행인 JP모건의 경우 SVB 사태 여파로 3월 말 기준 예금액이 3개월 사이에 370억 달러 늘었다. 소매금융 비중이 높은 이들 은행과 달리,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골드만삭스의 1분기 순이익은 32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 급감했다. 현재까지 실적을 공개한 주요 은행 중 유일하게 1분기 순이익이 뒷걸음질 쳤다.

간밤 뉴욕증시는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55포인트(0.03%) 하락한 33976.63으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55포인트(0.09%) 오른 4154.87로, 나스닥지수는 4.31포인트(0.04%) 떨어진 12153.41로 장을 마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