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지도부 도청은 유엔헌장 위배”…미국 강력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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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미국 정보기관이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을 비롯한 지도부를 도청한 것에 대해 항의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유엔은 그런 행동(도청)은 미국의 유엔헌장 준수 의무나 '유엔의 특권과 면책에 관한 협약'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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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미국 정보기관이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을 비롯한 지도부를 도청한 것에 대해 항의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유엔은 그런 행동(도청)은 미국의 유엔헌장 준수 의무나 ‘유엔의 특권과 면책에 관한 협약’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또 유엔본부가 뉴욕에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는 사무총장과 다른 고위 유엔 관리들이 미국 정부의 감시와 간섭 대상이 됐다는 점에 대해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한다”고 했다.
뒤자리크 대변인은 이날 유엔 업무에 대한 브리핑 뒤 이런 내용의 성명을 읽으며 항의를 표시했다. 그는 유엔 사무처가 이번 문제에 대한 서한을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에 보냈다고 밝혔다.
뒤자리크 대변인은 <비비시>(BBC)가 미국 국방부 기밀 문서를 입수해 도청 의혹을 제기한 직후인 지난 13일엔 “유엔 사무총장은 오랫동안 일하면서 세상의 주목을 받아왔으며, 사적 대화가 도청당했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놀라운 것은 사적 대화를 왜곡하고 공개되도록 만든 불법행위와 무능력”이라고 반응했었다. 당시 <비비시>는 구테흐스 총장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에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담은 기밀 보고서 내용을 보도했다. 이 문서에는 구테흐스 총장과 아미나 모하메드 유엔 사무부총장의 대화 내용이 자세히 담겼다.
유엔은 구테흐스 총장에 대해 더 폭넓은 도청이 이뤄졌다는 추가 보도가 나오자 미국에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포스트>는 17일 구테흐스 총장에 대한 도청 내용을 정보 출처로 삼은 기밀 문서 4건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구테흐스 총장이 내전 중인 수단을 방문하려 했으나 수단 외교장관이 불허하는 서한을 보내자 “다시는 그런 편지를 보내지 못하게 하겠다”며 화를 냈다는 내용 등이 문서에 들어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구테흐스 총장이 우크라이나 정부한테 무시당했다며 뒤자리크 대변인에게 불만을 털어놨다는 대목도 있다.
유엔의 반응은 유출된 기밀 문서를 통해 국가안보실 도청 논란이 나온 뒤에도 미국에 유감을 표시하지 않는 한국과 매우 대조적이다. 한국과 함께 도청을 당한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동맹국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9일 기밀 문서 내용을 반박하는 성명을 내놨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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