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해보험은 있는데…산불은 ‘사회재난’이라 보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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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릉 산불로 400억원에 이르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지만, 피해보상을 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자연재해 보장 보험인 풍수해보험은 산불피해를 보상하지 않고, 화재보험 가입률도 낮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진·태풍·대설 등 9가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보상을 위해 시민들에게 정책보험인 풍수해보험 가입을 유도하고 보험료의 70~92%를 지원하고 있지만, 산불은 풍수해보험 보장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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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산불은 사회재난…민간보험으로”
최근 강릉 산불로 400억원에 이르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지만, 피해보상을 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자연재해 보장 보험인 풍수해보험은 산불피해를 보상하지 않고, 화재보험 가입률도 낮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18일 기준 올해 458건의 산불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대응 3단계 규모 산불은 7건으로 지난해(11건)의 절반을 넘어섰다고 19일 밝혔다. 이 가운데 날씨 및 자연환경 등으로 산불이 더 확산되거나 아예 자연 발화로 발생하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 발생한 강릉 산불(379㏊)은 바람에 부러진 나무가 전선을 덮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시 강릉에서는 국지성 강풍(양간지풍)이 초속 30m로 불면서 진화 헬기가 오랫동안 현장에 투입되지 못했고, 산불은 누적된 가뭄 등에 따라 빠르게 확산돼 그 피해가 총 398억4600만원(주택 등 사유시설 333억5천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봄에 발생한 원인미상의 울진‧삼척 대형산불(1만6402㏊)도 초속 20m 이상 되는 여름 태풍으로 8811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문제는 자연발생에 따른 산불로 시민들의 재산 피해가 심각함에도, 피해 보상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 받는 성금과 사회재난 복구지원금 등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화재보험 등에 가입한 가정·기업은 보험금 청구가 가능하지만 가입률은 높지 않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산에 인접한 주택 단지가 많아서 누구든 산불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구조지만, 보험료에 대한 부담 등으로 대비를 잘 안 하고 있다”며 “불이 안 나면 지금껏 부은 보험료가 사라진다고 생각해 가입률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진·태풍·대설 등 9가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보상을 위해 시민들에게 정책보험인 풍수해보험 가입을 유도하고 보험료의 70~92%를 지원하고 있지만, 산불은 풍수해보험 보장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산불은 자연재난이 아닌 사회재난으로 구분하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재난보험과 관계자는 “산불은 민간 화재보험으로 보상받으면 된다고 본다”며 “최근 계속 피해가 증가하고 있어서 산불 재난을 풍수해보험에 넣을지 등 여러가지 방향을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이나, 애초 풍수해보험 가입률(7.1%)도 높지 않고, 원칙적으로 산불은 사회재난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풍수해보험에 넣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승준 보험연구원 이에스지(ESG) 연구센터장은 “기후변화로 날씨가 더 건조해지면서 산불도 더 강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산불도 재난이라는 점을 먼저 인지하고 장기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산불 피해 지역이나 대상이 한정적인 데다가 산불은 정확한 위험 예측이 어려워 보험료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정책성 보험 방식이 적합하다”면서도 “산불은 원인미상, 방화 등 고의성에 따른 발생도 많아서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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