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은 징계설·태영호는 잇단 경고…與, 설화에 '기강잡기'

박기범 기자 신윤하 기자 2023. 4. 1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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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자숙' 속 윤리위 징계·자진사퇴 가능성…총선 위해 결단해야
김기현, 태영호 직접 불러 경고…전광후 "입닫아라" 이은 단호한 조치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왼쪽)과 태영호 최고위원

(서울=뉴스1) 박기범 신윤하 기자 = 국민의힘이 최근 당을 둘러싼 각종 논란을 수습하는 데 단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내에서 각종 설화로 자숙 중인 김재원 최고위원의 징계와 함께 자진사퇴 가능성이 제기되고, 김기현 대표는 '제주 4.3'과 'JMS' '김구 발언' 등으로 논란이 된 태영호 최고위원에게 직접 경고 메시지를 전하는 등 당 혼란 수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현재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제주 4.3 폄하' '전광훈 목사 칭송' 등 거듭된 설화로 4월 한달간 자숙 중인 김재원 최고위원의 징계와 자진사퇴 가능성이 당 지도부에서 거론된다.

김 최고위원이 '자숙'이란 사실상의 징계를 받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징계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에는 추가 징계가 필요하다는 당내 여론이 크기 때문이다.

이철규 당 사무총장은 19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김 최고위원에 대해 "당이 추구하는 이념, 가치와 어긋나 보인다"며 "윤리위가 구성됐다. 우리 당이 적어도 국민 눈높이에 어긋나고 일반적인 생각과 어긋난 분들이 모인 당은 아니다"고 징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당내에서는 새롭게 구성될 황정근 윤리위의 1호 징계가 김 최고위원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당 지도부 한 인사는 <뉴스1>과 통화에서 "김 최고위원에 대한 합당한 처분이 필요하다는 데에 당내 인사들은 이심전심"이라고 했다.

친윤(친윤석열)계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자진사퇴는 그분(김 최고위원)의 판단에 맡기겠지만, 그래도 어떤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게 어떻게 보면 가장 현명하지 않겠나"라고 자진사퇴 필요성도 언급했다. 윤리위 징계가 아닌 스스로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자진사퇴가 김 최고위원에게도 나쁜 선택지가 아니란 시선도 있다. 윤리위 징계가 내려질 경우 또 다른 논란을 피하고자 총선 전 복귀가 가능한 '3~6개월 당원권 정지'를 넘어 '1년 이상' 당원권 정지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최고위원 징계 수위에 대해 "만약에 한다면 총선을 출마하지 못하게 하는 형태의 기간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 경우 김 최고위원의 총선 출마자체가 불가능하게 되는데, 최고위원에서 자진사퇴하면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인 만큼 최소한 경선에 도전할 자격은 부여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자진사퇴는 김 최고위원이 결정해야 할 문제인 만큼 당내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이를 요구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김 대표는 전날(18일) 태 최고위원에게 최근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한 경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 최고위원은 전날 공개된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백범 김구 선생에 대해 "북한의 대남 전략 전술을 아는 사람 입장에서 봤을 때는 김구 선생이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당한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김 대표의 경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태 최고위원이 지난 17일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이 불거진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쓰레기(Junk) 돈(Money) 성(Sex) 민주당. 역시 JMS 민주당'이라고 한 것과, '제주 4·3사건은 김일성 일가의 지시'라고 해 논란이 됐을 때도 김 대표가 태 최고위원에게 경고했다고 김 대표 측은 전했다.

당 대표가 직접 태 최고위원에게 경고 메시지를 준 것은 각종 논란으로 인한 당내외 분위기가 좋지 않음을 방증한다는 평가다. 당내에서는 태 최고위원이 JMS 메시지 이후 자진해서 윤리위 심사를 요청한 만큼, 그에 대한 징계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 한 인사는 "태 최고위원 발언이 당에 도움이 안 되고 있다"며 "처음에 그를 옹호하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태 최고위원에 대한 여론이 임계점에 온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역시 "태 최고위원의 일련의 발언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태 최고위원이 북한에서 교육받다 보니 북한에서는 제주 4.3 사건을 김일성의 교시에 일어난 남한 민중 봉기라고 배웠다. 우리 역사에서는 김일성 교시에 의한 폭동이라고 정의하지 않는데 자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2023.4.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분위기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향해 공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김 대표 최근 행보의 연장선이란 분석도 있다. 앞서 김 대표는 전 목사 관련 논란이 발생할 때 직접적인 대응보다는 "우리 당원도 아니다"라며 무시전력을 펼쳤다. 이를 두고 자신이 리더십을 비판한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지난 17일 전 목사가 당의 공천권 포기와 함께 "당신들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줄 것"이고 하자, 김 대표는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다.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다. 그 입을 당장 닫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이후 당은 전 목사 추천으로 입당한 당원 981명으로 추정하고, 이들에게 이중당적 금지 안내 문자를 발송하겠다고 후속 대책에 나섰다. 또한 전 목사를 추천인으로 기재하는 신규 입당 신청자에 대해서는 심층적인 자격 심사를 거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민주당에 역전 당한 당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단호한 대처에 나선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리얼미터가 지난 10~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3.9%로, 민주당(48.8%)과 오차범위 밖인 14.9% 포인트(p) 차이로 벌어진 상태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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