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무서워 월세로...서울 빌라, 전세비중 54% 역대최저
매매거래도 2006년 이래 가장 낮아
서민들 주거 사다리 기능 악화일로
“당분간 빌라의 월세화 가속화 될 것”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던 빌라 시장이 사상 최악의 국면을 지나고 있다. 깡통전세와 전세사기 우려로 임대차 시장에서 인기가 급전직하한 것은 물론,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면서 빌라 거래량 역시 급감하고 있다. 특히 전세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빌라왕’ 등의 사회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세입자들이 전세보다 월세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살펴본 결과, 올해 1분기 서울 빌라(다세대·연립) 전월세 거래량은 2만 7617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전세 거래량은 1만 4903건으로 전체 거래의 54.0%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전세비중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1분기 기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도 빌라 전세 비중이 가장 낮은 곳은 노원구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노원구의 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424건으로 나타났고, 이 중 전세 거래는 179건으로 전세 비중이 42.2%로 집계됐다.
이어 종로구 42.6%, 강남구 43.0%, 송파구 44.8%, 서대문구 46.0%, 관악구 46.3%, 중구 47.0%, 서초구 49.9% 등으로 전세 비중이 50%를 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전세에 일정부분을 월세로 대신하는 준월세와 준전세의 비중은 상승세다. 올해 1분기 서울 빌라 준월세, 준전세 거래량은 각각 8417건, 3223건으로 계약 비중이 30.5%, 11.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준전세 비중의 경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깡통전세와 전세사기 등의 문제로 빌라 전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전세 비중은 점점 줄고, 준월세나 준전세로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전세사기 문제가 불거지면서 빌라 갭투자도 줄어들고 있다. 상승장때는 전세를 끼고 집을 사던 빌라 갭투자가 성행했지만, 최근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들이 곳곳에서 발생하며 빌라 전세를 기피하기 때문에 세입자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도 전세사기 대책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가입 조건을 전세가율 100%에서 90%로 낮추면서, 집주인들의 보증금 인하 압력은 더 커지고 있다.
이에 한국부동산원 주택유형별 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2월 전국 빌라 매매는 5703건으로 전국주택 거래량(4만1191건)의 13.8%을 차지했다. 한국부동산원이 2006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비중이다.
빌라 거래 비중은 ‘거래절벽’이 본격화한 지난해 6월 27.5%로 정점을 찍은 후, 정부 규제완화 이후인 지난 2월까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거래 건수는 1만3824건에서 5703건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건수가 2만8147건(56.0%)에서 3만1337건(76.1%)으로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한때 빌라 거래량이 아파트를 추월했던 서울만 놓고 보면, 감소폭이 더 크다. 2021년 2월 서울 빌라 거래비중은 48.3%로 아파트(42.8%)를 처음으로 뛰어넘었었고, 이후 2년간 50~60% 수준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지난 2월 이 비중이 37.4%로 감소했다. 17주만에 다시 아파트(57.5%)에 역전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전문가들은 당분간 빌라의 월세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세사기에 대한 공포를 안고 있는 세입자들이 늘어나면서 집주인들도 전세 보증금을 대출로 마련하는 사례가 늘어날 우려가 커지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사기에 대한 트라우마 여파로 빌라 전세 임차인을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라며 “일부 재개발 가능지역인 곳들을 제외하고는 빌라시장의 인기가 시들해지며 당분간 빌라 수난시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서영상 기자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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