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바다 귀염둥이 ‘남방큰돌고래’ 지키자”…정부가 나섰다

17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돌고래 관광선에 탑승한 관광객들이 남방큰돌고래를 관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 연안에서 발견되는 남방큰돌고래의 안전을 위해 정부가 나섰다.

해양수산부는 해양생태계법 시행규칙을 개정, ‘해양보호생물의 관찰이나 관광활동의 세부 기준 및 방법’을 제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9일부터 선박을 이용해 돌고래를 관찰할 때 접근거리에 따라 규정된 속도를 초과하거나 최소 접근거리보다 과도하게 접근할 경우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남방큰돌고래는 우리나라 제주 연안에서 연중 관찰되는 해양포유류로 2012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됐으며, 지난해 인기를 모은 드라마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방영 이후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제주도에서 선박을 이용한 남방큰돌고래 관찰 관광이 인기를 끌면서 돌고래가 선박에 부딪히거나 스크루에 지느러미가 잘리는 사고가 발생하며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

그동안 해수부는 자율지침인 ‘제주 남방큰돌고래 관찰 가이드’를 마련해 운영해왔지만, 강제성이 없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이에 해수부는 돌고래 안전을 위해 지난해 해양생태계법을 개정한 뒤, 하위법령인 해양생태계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잇달아 개정했다.

우선 관찰하는 돌고래와의 최소거리가 지정됐고, 또한 돌고래와의 거리에 따라 선박 속력이 제한된다. 

관광선과 수상 오토바이를 비롯한 선박은 50m 이내로 돌고래에게 접근해선 안된다. 거리별 속도를 보면, 750ｍ∼1.5㎞에선 속력을 10노트까지 줄여야 하고, 300∼750ｍ 이내에서는 속력을 5노트 이하로 줄여야 한다. 또한 돌고래 무리 300m 이내에선 선박의 스크루를 정지해야 하며 3척 이상의 선박이 동시에 접근하는 것도 금지된다. 

관광 중 돌고래를 만지거나 임의로 먹이를 주는 행위 또한 금지된다.  드론을 이용한 돌고래 관찰도 바다 표면에서 30ｍ 이내로의 접근이 금지된다.

정도현 해양수산부 해양환경정책관은 “남방큰돌고래는 개체수가 120마리 정도로 적고 오랫동안 제주바다를 지켜온 소중한 해양생물인 만큼, 보호를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번 개정사항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관광업계를 비롯한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 법안에 대해 구체적인 단속 방법 등이 마련되지 않아 현장 적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18일 논평을 통해 “'돌고래 스토킹'의 문제점을 알리고 제도의 허술함을 지적해온 끝에 마침내 처벌규정을 담은 개정안이 시행되기에 이르렀으나, 구체적 신고 절차나 단속 방법을 마련하지 않아 실효성이 있을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법안만 만들어놓고 제대로 시행하지 않으면 관광 선박과 수상 오토바이들의 횡포를 제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정부와 지자체는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선박 관광에 대한 실질적 처벌을 통해 돌고래를 보호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단속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