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2’ 감독 “한석규 등장→낭만+택시 조합도 재밌겠다 생각”[EN:인터뷰③]
[뉴스엔 박아름 기자]
남궁민, 김소연, 문채원에 한석규까지 등장했다면 어땠을까.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를 이끈 이단 감독은 최근 뉴스엔과 서면 인터뷰에서 연출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성착취물 공유방 사건, 해외취업 청년 감금 폭행 살인사건, 노인사기, 불법 청약과 아동 학대, 사이비 종교, 대리수술, 클럽 게이트, 복지원 인권유린 등 범죄를 재조명해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한 '모범택시2'는 매 에피소드마다 톤을 달리하는 드라마였다. 때문에 연출하는데 있어 중심을 잡기 어렵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묻자 이단 감독은 "쉽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이단 감독에겐 든든한 '모벤져스'가 있었다. 이단 감독은 "무지개운수 식구들이 잘 해내줬기 때문에 각 에피소드의 게스트 배우들과 세팅에 신경 쓸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게스트 배우들과 촬영 전 리딩을 진행하며 톤을 맞춰보는 작업을 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이단 감독은 "사건이 진행되는 로케이션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색보정의 힘도 컸다. 7회 엔딩신(법사도기와 옥주만의 서낭당 만남)은 영화 '곡성'처럼, 9회 엔딩신(수술대 위에 운 도기)은 수술실의 차가운 공기가 느껴질 수 있게, 온하준의 공간은 벌레도 살지 않는 흉흉한 공간처럼, 디테일하게 톤을 잡았다. 음악팀에서도 각 에피소드 별로 음악을 따로 작곡해주시기도 했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7-8회의 국악버전 스코어들, 금사회가 등장할 때 나오는 성가를 연상시키는 테마곡들이 그랬다"고 덧붙였다.
'모범택시2'는 시즌1보다 업그레이드 된, 화려한 부캐 플레이로도 화제를 모았다. 이단 감독에게서 그 비하인드도 들을 수 있었다.
"배우들에게 전적으로 의존했다. 그리고 배우들이 너무나 잘 만들어주셨다"며 배우들에게 그 공을 돌린 이단 감독은 "농촌 도기는 원래는 배경이 강원도 설정이었는데 강원도 사투리가 연변 사투리와 비슷한 것 같아 충청도 배경으로 바꿨다. 농촌 도기가 길을 가다가 휘청하는 버릇, 바짓 가랑이를 벅벅 긁고 아무데서나 코를 푸는 설정은 다 이제훈 배우가 창조한 것들이다. 장노인 캐릭터가 쳇머리를 하고 혀수납이 잘 안돼 입술을 적시는 버릇들도 다 김의성 배우가 만든 디테일들이다. 표예진 배우 역시 얄밉고 또 깜찍한 포인트를 살려서 콜밴 밖의 멋진 부캐들을 소화해줘 ‘아이고 예쁘네~’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주임즈의 부캐를 촬영할 때 깨알같은 재미를 느껴서 오늘은 어떻게 준비해오셨을까 늘 기대하며 촬영장에 갔던 기억이 난다. 시즌1에서는 도기 이외의 다른 캐릭터들의 부캐플레이가 별로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다들 어떻게 이 끼를 참고 살았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즐겁게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뿐만 아니라 '모범택시2'는 김소연 문채원 남궁민 등 화려한 카메오 군단의 지원사격으로도 주목 받았다. 가장 먼저 등장한 '천원짜리 변호사' 남궁민의 경우는 이제훈의 제안으로 성사됐다는 후문.
이단 감독은 "9-10부에 액션신이 없고 다소 잔잔한 전개가 이어지므로 포인트를 주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다"며 "금토드라마 유니버스를 구상한 것은 아니었고, 흔쾌히 허락해주신 배우들이 마침 금토드라마의 히어로들이어서 더 가까운 식구 같은 마음으로 허락해주신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단 감독은 "막바지 촬영 중에 옆 세트가 ‘낭만닥터 김사부’ 세트여서 한석규 배우가 잠깐 방문해주신 적이 있었는데 한석규 배우가 등장해주시면 정말 재미있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낭만+택시 혹은 모범+닥터의 조합,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언급, 또 다른 조합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마지막으로 '모범택시2'를 성공리에 마무리한 이단 감독은 "함께 슬퍼하고, 함께 분노하고, 함께 기뻐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동시대의 기억을 공유하는 많은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 호흡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억해야 되찾을 수 있는 게 있어'라는 시즌2의 메시지가 시청자 여러분의 마음에 가 닿았기를 바란다. 이 기획의도의 진정한 완성은 시청자 여러분의 삶 속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새 4월이다"고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진=SBS '모범택시2' 제공)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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