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 비극, 법 개정에도 '근저당 시점'이 발목[전세사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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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소액 임차인 범위와 최우선 변제 금액을 상향 조정했지만, 인천 미추홀구의 전세 사기 비극을 막지 못했다.
전세 사기대책위 실무 지원을 맡고 있는 김주호 참여연대 팀장은 "인천 미추홀구의 피해자들 대부분 근저당권 설정 시점이 2011년~2018년이다"며 "법 개정으로 소액 임차인 범위와 최우선 변제금이 점진적으로 늘어났으나 근저당권 설정 시점에 따라 적용받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 셈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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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근저당 설정 시점 2011~2018년…법 적용 안돼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정부가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소액 임차인 범위와 최우선 변제 금액을 상향 조정했지만, 인천 미추홀구의 전세 사기 비극을 막지 못했다.
법이 개정되더라도 '근저당 설정 시점'을 기준으로 최우선 변제 금액이 결정돼 피해자들은 사각지대에 놓였던 셈이다.
19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월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최우선 변제를 받을 임차인의 범위와 금액을 확대·상향했다.
'최우선 변제'는 확정일자 받은 날짜와 상관없이 최우선으로 보호하는 제도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에 따르면 주택이 경매에 매각될 때 가장 늦게 입주한 세입자더라도 '소액 보증금 기준'에 해당하면 가장 먼저 변제받을 수 있다.
올해 2월 인천시의 경우 최우선 변제 대상 임차인의 보증 금액을 7000만원 이하에서 8500만원 이하로, 최우선 변제 금액도 2300만원 이하에서 2800만원 이하로 조정했다.
하지만 최우선변제금은 '근저당 설정 시점'을 기준으로 산정해 개정된 법 적용을 전혀 받지 못했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 피해자 2000명의 근저당 설정 시점은 2011~2018년이 대부분이라 지원 기준이 턱없이 낮다.
지난 2월28일 숨진 채 발견된 A씨(39)는 전세금 7000만원을 한 푼도 못 건졌다. A씨의 근저당 설정 시점은 2011년쯤으로 당시 소액 임차인 기준은 5500만원에 그쳤다. A씨는 법 개정에도 소액 임차인 적용이 안 돼 최우선 변제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며 비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숨진 채 발견된 박모씨(31)도 2019년 9월 보증금 7200만원에 아파트 전세 계약을 맺은 뒤 2년 뒤인 2021년 재계약을 하면서 보증금을 9000만원으로 올렸다. 박씨의 아파트는 지난해 3월 경매에 넘어갔는데, 근저당권 설정일이 2011년이라 최우선 변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 14일 숨진 임모씨(26)는 근저당설정 시점이 2018년으로 그나마 최우선변제금 3400만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재계약 때 낸 보증금 9000만원 중 5600만원은 허공에 날려야 했던 셈이다.
전세 사기대책위 실무 지원을 맡고 있는 김주호 참여연대 팀장은 "인천 미추홀구의 피해자들 대부분 근저당권 설정 시점이 2011년~2018년이다"며 "법 개정으로 소액 임차인 범위와 최우선 변제금이 점진적으로 늘어났으나 근저당권 설정 시점에 따라 적용받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 셈이다"고 지적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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