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新먹거리’ 떠오른 3D프린팅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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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가 지난 11일 찾은 경남 창원시 성산구 소재 두산에너빌리티 3D프린팅 팹(FAB·제조공장)에선 3D프린터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3D프린팅은 소재 제작 사업의 일환으로 두산에너빌리티가 적극 추진 중인 신사업 중 하나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모든 분야에 있어 국내 최고 수준의 3D프린팅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앞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이며 3D프린팅 소재 제작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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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 분말, 가스터빈 부품 탄생
항공기·자동차 부품생산도 박차
#. 0.05㎜ 크기의 연회색빛 금속분말이 3차원(3D) 프린터 빌드플레이트(Build Plate) 위에 머리카락 두께로 얇게 깔리자 레이저 빔은 그 위에 그림을 그렸다. 고출력 레이저에 분말은 녹았다가 이내 굳었고 빠르게 움직이는 레이저의 길을 따라 진한 회색 자국으로 남았다. 레이저쇼를 하듯 전체 면을 정신없이 쏘아대더니 끝. 1분도 채 걸리지 않아 한 개의 층이 쌓였다. 육안으로도 확인이 쉽지 않은 금속분말이 15~20㎝ 크기의 가스터빈 핵심 부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이다.
헤럴드경제가 지난 11일 찾은 경남 창원시 성산구 소재 두산에너빌리티 3D프린팅 팹(FAB·제조공장)에선 3D프린터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금속분말을 깔고 레이저를 쏘고 남은 분말을 제거하는 작업 자체는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높이 40나노미터(㎚·10억분의 1m)의 층을 쌓아 올리다 보니 제품 하나가 완성되기까지 짧게는 나흘, 길게는 열흘 이상 걸린다. 자동화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만큼 현장 직원은 모델링 작업 등을 하며 틈틈이 상황을 점검했다.
농구장 약 3개 규모의 팹에는 크고 작은 3D프린터 8대가 설치돼 있었다. 0.5㎜ 두께의 작은 부품부터 최대 가로 80㎝·세로 40㎝·높이 50㎝의 부품까지 폭넓게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이다.
3D프린팅은 원료를 여러 층으로 쌓거나 결합해 3차원 물체를 만들어 내는 기술로, 정식 명칭은 적층 가공(AM)이다. 대형 플랜트 전문 기업 두산에너빌리티와 3D프린팅은 의아한 조합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3D프린팅은 소재 제작 사업의 일환으로 두산에너빌리티가 적극 추진 중인 신사업 중 하나다.
실제 출발은 주력 사업인 가스터빈의 ‘부품 선진화’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스터빈 성능 향상을 위해 혁신적인 설계가 필요했고 이를 위해 2014년 3D프린팅 기술을 도입했다. 그 과정에서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읽었고 2021년 국내 최대 규모의 3D프린팅 전용 팹을 구축하는데 이르렀다.
한정민 두산에너빌리티 기술혁신연구원 수석은 “중공업 사업을 수행하며 축적한 금속소재기술 노하우와 데이터로 3D프린팅 기술 역량을 빠르게 향상시킬 수 있었다”며 “해외 3D프린팅 기업과 비교해도 패스트팔로워(빠른 추격자)로 잘 가고 있고, 이제는 퍼스트무버(선도자)로 나아갈 때”라고 말했다. 3D프린팅의 강점은 성능향상과 경량화, 단가 절감이다. 부품을 통합·제작할 때 검사, 관리 등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기존 형상의 한계를 뛰어넘는 특화 설계는 성능을 높인다. 비행체의 경우 경량화를 최대 55%까지 달성하기도 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그동안 1600개 이상의 부품을 만들었고 그중 400개 이상을 소규모로나마 양산했다. 프로토타입(시제품)도 1200여개 가지고 있다. 대표작은 단연 ‘가스터빈 연소기 노즐(관)’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설계 개선과 공정 파라미터 개발 등을 수행하고 독자적으로 양산하고 있는 첫 구조 부품이다. 3D프린팅을 통해 활용 가능한 소재도 알루미늄, 티타늄, 니켈, 스테인리스 등 총 11종으로 다양하다. 앞으로 프린터를 추가로 구비하고 소재 공정을 개발해 2025년에는 양산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는 자체 가스터빈 부품 외에도 항공·방산·우주 분야 굴지의 대기업, 연구소 등과 협업해 부품을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우주 발사체나 항공기,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게 두산에너빌리티의 목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말 세계 1위 금속 3D프린터 기업인 독일 EOS와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 기반 다지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모든 분야에 있어 국내 최고 수준의 3D프린팅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앞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이며 3D프린팅 소재 제작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창원=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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