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가족돌봄청년 실태조사'로 900명 발굴…10명 중 7명 '성인'

중·고등학생 16%, 대학생 12%…여성 66%, 남성 34%
경제적 어려움·주거비 부담 커…외부지원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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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서울시가 가족돌봄청년 실태조사를 통해 900명을 발굴했다. 이중 일반 성인이 69%로 가장 많았는데, 중·고등학생은 16%, 대학생도 1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거주 14~34세 청년·청소년 총 2988명을 대상으로 가족돌봄청년 실태조사를 실시했다고 19일 밝혔다. 가족돌봄청년이란 장애, 정신 ·신체의 질병 등 문제를 가진 가족을 돌보는 14~34세의 사람을 이른다.

조사 결과 일반 성인이 69%(616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중·고등학생 16%(146명), 대학생 12%(108명), 학교 밖 청소년 3%(30명) 등이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66%(598명), 남성이 34%(302명)이었다.

부모가 모두 있는 경우는 62%(554명), 한부모가정 31%(281명), 조손가정 5%(45명), 부모가 모두 없는 경우가 2%(20명)였다. 개인소득은 100만원 미만이 45%(409명), 100만~199만원 20%(183명), 200만~299만원 24%(214명), 300~399만원 7%(60명)였다.

가족 중 돌봄대상자는 할머니·외할머니 28.2%(229명), 아버지 26.1%(212명), 어머니 25.5%, 207명) 순으로 높게 나타났고, 돌봄 대상자가 여러 명인 경우도 있었다.

청년 유형별로 중·고등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은 조부모 비중이, 대학생과 일반성인은 부모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남성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각각 32.5%, 26.2%로 높은 반면, 여성은 할머니·외할머니와 어머니가 각각 29.6%, 25.1%로 높았다.

가족돌봄청년들은 특히 돌봄대상자와 성별이 다른 경우 어려움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설문지에서 제시한 22개 어려움 유형 항목 중에서는 돌봄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3.22점)과 주거비 부담(3.22점)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었고, 가족구성원 간 관계, 문화·여가활동, 기초생활 등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려움 항목과 함께 제시된 '어려움에 대한 지원 필요 여부' 문항에 대해서는 '주거비 부담', '돌봄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돌봄 자체의 어려움'에 대해 외부지원 필요성을 느꼈고, 정신건강 관리·문제에 대해서도 외부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 요구 우선순위는 필요한 외부지원을 5개 항목으로 구분해 제시했을 때 생계, 돌봄, 금융·사회·여가, 상담, 학습·취업 순으로 나타났다.

외부지원에 대한 인지도는 '전혀 모름' 또는 '잘 모름'이 76.4%였다. 또한 표적집단면접(FGI)에서 '가족돌봄청년 개념'이나 '본인이 가족돌봄청년에 해당하는지' 등을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알게 되었다는 참여자가 많았다.

또한 가족돌봄청년들은 공통적으로 본인의 주관적 경제상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부정응답 60.6%)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생애주기 '성장' 단계에 가족구성원에게 돌봄노동을 제공하고 생계부담까지 지고 있는 가족돌봄청년을 복지 대상으로 제도권 내 편입하고, 발굴·정책연계·지원·사례관리 등 단계별로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가족을 돌보며 겪는 사회 및 또래집단으로부터 고립감과 우울감 해소를 위해 돌봄 경험자와 정보 공유, 멘토링 및 자조모임도 지원하고 이를 위한 온·오프라인 공간도 마련한다.

한편 이번 조사는 시에서 가족돌봄청년에 대해 규모 있게 실시한 첫 실태조사다. 시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돌봄과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청년을 '복지' 측면에서 접근, 사회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가족돌봄청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으나 가족돌봄청년의 정의, 법령 등 제도적 기반은 미흡한 상태로, 향후 시범사업 추진을 통해 지원기반과 체계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