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유승민에 오세훈까지…목소리 커지는 잠룡들

김정률 기자 2023. 4. 1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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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비판 선봉에 선 홍준표는 당 상임고문서 해촉
유승민, 尹 대통령 직접 비판…당과 거리뒀던 오세훈도 가세
지난달 30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구시당 당원교육에 참석해 '대구의 영광을 되찾자'라는 주제로 특강하는 홍준표 대구시장(왼쪽)과 지난달 29일 경북대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하는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 News1 공정식 기자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연일 곤두박질 치고 있는 가운데 여권 잠룡들, 그중에서 평소 당을 향해 쓴소리를 내왔던 인사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권 교체에 성공하며 겨우 당이 안정화 되는가 했더니 총선 불과 1년 앞두고 다시 당 지도부의 각종 설화로 총선 위기감이 커지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을 향한 쓴소리를 통해 대오각성하기를 바라는 듯하지만 당 지도부는 오히려 불쾌감을 보이고 있다.

현재 당 지도부 비판에 선봉에 선 것은 홍준표 대구시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지율 바닥을 쳤던 당을 이끌고 대선 후보 및 당 대표를 역임한 홍 전 시장의 비판이 이어지자 김기현 대표는 상임고문에서 홍 시장을 해촉했다.

홍 시장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 지지율 폭락이 내 탓인가"라며 "그건 당대표의 무기력함과 최고위원들의 잇단 실언 탓이다. 당분간 대변인이 말한 대로 입 닫고 있을 테니 경선 때 약속한 당 지지율 60%를 만들어 보시라"라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이대로 가면 총선 앞두고 각자 도생해야 하는 비상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서는 개혁 성형, 친윤(親윤석열)계에서는 반윤 혹은 비윤으로 불리는 유승민 전 의원도 연일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다만 홍 시장과는 달리 윤 대통령을 직접 비판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믿고 싶지 않은 여조(여론조사)도 있겠지만, 한국갤럽 정도면 공정하고 과학적이지 않을까요"라고 적었다.

앞서 윤 대통령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모두 발언을 통해 "표본 여론조사는 표본 설정 체계가 과학적이고 대표성이 객관화돼야 한다. 나아가 질문 내용과 방식도 과학적이고 공정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결국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6일에는 "지금의 상황이 2016년 박근혜 정부 시절 총선 패배 때와 비슷하다"며 "저는 윤 대통령을 일부러 비난하려는 게 아니라, 윤 대통령께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국민의힘을 대통령 1인이 지배하는, 사장 비슷하게 이미 만들어 놨다"고 지적했다.

그는 홍 시장에 대해서도 "홍 시장도 이 모든 잘못의 책임이 있는 윤 대통령에게 직접 쓴소리해야 한다"며 "한 사람에게는 약하고 약한 사람에게는 강한 태도는 고치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곱지 않다. 이미 김 대표는 홍 시장을 상임고문에서 해촉을 했다. 또 친윤계로 분류되는 이용 의원은 페이스북에 유 전 의원을 향해 "총선이 하루하루 다가오자 잠잠하던 유승민 전 의원이 또 등판했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게는 겨우 "그 입을 당장 좀 닫아달라"정도의 소리 밖에 못하면서 오히려 당의 주요 자산이자 현재 직면한 문제를 직격한 이들에 대해서만 유독 과민하게 반응 한다는 것이다.

한 초선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유 전 의원, 이준석 대표 등에게 던졌던 멘트들과 비교해보면 이게 말이 되냐. 같은 당에 있었던 사람들한테는 모진 소리를 다 해놓고 해서는 나의 지도를 받으라는 사람에게는 겨우 입 좀 다물어 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마당에서 열린 2023 동행서울 누리축제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제43회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열린 이번 축제는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열린다. 2023.4.1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이런 가운데 당내 문제에는 별다른 언급을 안했던 오세훈 서울시장도 최근 당내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야당은 대선 불복과 다름 없는 행태를 보이고, 여당은 내부 갈등으로 국민께 걱정을 끼치고 있다"며 "이렇게 저차원의 손익계산의 정치, 정치공학적 정치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적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런 잠룡들의 목소리 키우기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들이 직접 총선에 나설지는 미지수지만 현재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는 당에 대한 비판을 통해 대안 세력으로 부상, 향후 공천 과정 등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정지 작업의 일환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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