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피의자’ 현역의원 소환 임박

핵심피의자 강래구·이정근 부른 檢
수사 단서된 녹음파일 진위 확인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 조사 검토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금품 살포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은 자금 마련 및 제공·전달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는 인물들에 대한 조사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

당대표 경선 과정에 현금이 오간 의혹이란 점에서, 검찰이 수사의 결정적 단서가 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통화 녹음파일에 언급된 정도를 넘어 관련자 진술과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향후 송영길 전 대표 및 돈봉투 수수 의원들로 향하는 수사의 관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전날 이 사건 핵심 피의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정근 씨를 불러 조사했다. 이씨는 검찰이 지난 12일 집행한 압수수색 영장에 피의자로 적혀 있는 9인 중 한 사람이다.

검찰은 이들 9명이 모두 당시 ‘송영길 당대표 경선캠프’에 있었는데, 송 전 대표가 당대표로 선출될 수 있도록 지지를 얻기 위해 이들이 국회의원, 지역본부장, 지역상황실장들에게 돈 봉투를 나눠주는 데 가담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씨가 돈봉투 전달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사건 수사 자체가 이씨 관련 사건을 수사하던 과정에서 확인된 통화 녹음파일을 단서로 출발했기에 검찰은 통화 내용 진위와 구체적 돈봉투 전달 과정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이어서 여러 차례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보다 앞서 16일에는 또 다른 피의자인 강래구 한국감사협회 회장도 불러 조사했다. 압수수색 영장에 첨부된 혐의 내용에 따르면 검찰은 당시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공된 돈봉투 규모를 9400만원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8000만원을 강씨가 지인을 통해 조달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자금 마련 및 제공·전달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는 주요 인물들 조사에 집중하는 이유는 현역 국회의원 등 돈봉투 수수자들 및 당시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뽑힌 송 전 대표 수사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검찰은 단순히 녹음파일 언급만으로 혐의점이 인정되는 것은 아닌 만큼 녹음파일을 뒷받침할 구체적 진술과 증거 확보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현금이 봉투에 담겨 전달됐다는 의혹의 특성상 구체적인 입증이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 야당 현역 의원들이 다수 연루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더욱 수사에 신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날 “이 사건 수사에 일말의 정치적 고려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압수물 분석 작업과 함께 자금 제공 관여자들 조사를 이어가고 있는 검찰은 송 전 대표 보좌관 출신 박모씨에게 피의자 신분 조사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로 지목된 9인 중 현역 국회의원 신분인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조사 역시 검토하고 있다. 9인 외 추가 입건자는 아직 없다고 한다.

한편 전날 JTBC는 송 전 대표가 당시 돈봉투 살포를 인지한 것은 물론 직접 살포한 것으로 의심될 수 있는 대목이 담긴 이정근 씨와 강래구 씨 사이 2021년 4월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강씨는 당시 이씨에게 “누구 얘기를 하길래 ‘참 열심히 하네요’ 그랬더니만 영길이 형이 그러더라고. ‘그래서 안 그래도 내가 조금 처리해줬어 더 열심히 하라고’. 영길이 형이 뭐 어디서 구했는지 그런 건 모르겠지만 많이 처리를 했더라고”라고 했다.

안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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