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2’ 감독 “이제훈 연기할 때마다 신음소리 터진 이유는‥”[EN:인터뷰②]
[뉴스엔 박아름 기자]
'모범택시2' 감독이 이제훈 등 배우들을 극찬했다.
인기리에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를 연출한 이단 감독은 최근 뉴스엔과 서면 인터뷰을 통해 '모벤져슬'를 비롯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모범택시2'는 '모벤져스' 이제훈, 김의성, 표예진, 장혁진, 배유람뿐 아니라 빌런을 맡은 신재하, 박호산 등 배우들의 활약으로 방영 내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먼저 이단 감독은 '갓도기' 신드롬을 일으킨 이제훈에 대해 "보통 배우는 감독의 ‘액션!’ 콜에 연기를 시작해서 ‘컷!’에 연기를 끝내고 본인의 모습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제훈 배우는 ‘컷!’과 ‘액션!’ 사이에도 내내 김도기였다. 그만큼 긴장을 놓지 않고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였고, '모범택시' 시리즈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서 책임감과 진지한 자세가 느껴져서 저를 비롯한 스태프들 역시 몰입해서 일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며 "읽을 때는 재미있는데 실제로 구현하기 어려운 장면들을 이제훈 배우가 살려줄 때가 많았다. 그 때마다 모니터 뒤에서는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너무 멋있어서 다들 숨죽여보다가 오케이 사인에 신음소리가 터진 것이다. ‘어떻게 이걸 살려요?’라고 물어보면 비밀스러운 미소만 지을 뿐. 액션신에 대한 열정도 넘쳤다. ‘나를 굴려도 좋고 매다 꽂아도 좋다’는 톡을 보내실 정도로. 많은 액션 신들을 본인이 소화했다. 덕분에 김도기 캐릭터가 악인들을 응징하는 장면이 한층 실감나고 멋지게 만들어졌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이단 감독은 "편집점이 느껴지는 연기, 어디서 끊고 어디서는 컷을 길게 쓰도록 계산하면서 연기하고 계시는 구나, 촬영 때도 느꼈지만 후반작업을 하면서는 더욱 잘 느껴져서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한 신 안에서 언제 감정을 가두고 언제 풀어둘 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고, 대본 전체의 흐름을 꿰뚫고 있어 시야가 넓은 배우라는 생각을 했다. 현장에서 ‘과한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는데 나중에 편집으로 붙여보면 그 감정이 다 맞았다. 집중력 또한 대단해서 짧은 시간에 필요한 얼굴을 정확하게 가지고 온다. 항상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어 상대 배우가 조금 휘청거리더라도 (실제로 이런 말을 한 적은 없지만 '괜찮아, 당신이 못해도 이 신 내가 살려줄 수 있어, 걱정마'라는 자신감이 보이는 배우. 선이 날카롭고 강인한데 반대로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사연 많고, 상처받은 눈빛을 하고 있는 배우. 이런 두 가지 모습을 다 가진 배우 이제훈이야말로 김도기 착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삶을 살았길래 그런 연기를 할 수 있어요?'라는 물음에 시크하게 '모범택시가 날 이렇게 만들었어'라는 대답을 하시는 걸 보니 실제로 밤마다 모범택시를 몰며 복수대행을 하고 계신 것은 아닐지. 또 매사 진지하신 것 같은데 의외의 순간 뻘하게 터지는 애드리브를 잘치시는 걸 보면서 참 유연하다는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단 감독의 이제훈에 대한 찬양은 계속됐다. 이단 감독은 "김도기 기사의 등장 분량이 가장 많았기 때문에 휴일 없이 거의 매일 촬영해야 했고, 쉬운 신이 하나 없었기 때문에 ‘이러다 정말 쓰러지시는 거 아냐’ 할 정도의 강행군이었다. 그럼에도 항상 제 시간에 멋진 연기를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 컸다. 이제훈 배우에게 많은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 제가 항상 고민하고 있던 부분을 먼저 이야기하셔서 ‘우리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구나’하는 생각에 더욱 이제훈 배우에게 많은 의지를 하며 촬영했다. 촬영 후에도 해외를 오가는 살인적인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모니터링도 함께 해주실만큼 열정을 불태우셨다. ‘이제훈 배우는 모범택시 시리즈를 정말로 사랑한다’는 사실이 매 순간 느껴졌다"며 이제훈을 향해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무지개 운수를 아버지처럼 이끈 장대표 역 김의성에 대해선 "장대표가 무지개운수 식구들의 아버지 같은 존재였던 것처럼, 김의성 배우 역시 '모범택시2'의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며 "대본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주셨고, 어려움을 만나서 헤매고 있을 때 ‘그럼 이렇게 하면 되지~’하시면서 연륜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해결방법을 제시해주시기도 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는 장대표님의 부캐도 등장하는데 너무 재미있게 잘 소화해주셔서 그동안 얼마나 몸이 근질거리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2화 후반부에 나오는 장대표님과 고은이 등장하는 장면을 좋아한다. 원래 대본에는 장대표님이 없었는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아버지처럼 무지개 운수 식구들을 바라봐주는 모습을 따뜻하게 연기해주셔서 뭉클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또 이단 감독은 "'슈룹' 촬영 스케줄까지 소화하시느라 많이 힘드셨을텐데도 현장에서 에너지 넘치게 촬영에 임해주셨다. 어느 날엔 심하게 감기 몸살에 걸리셔서 체력적으로 힘드셨을텐데도 무지개운수 식구들이랑 호흡하는 신을 찍으며 오히려 에너지가 올라가시는 걸 보고 역시 배우는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여유가 넘치면서도 정확하다. 교구장 앞에서 ‘말도 안되는 소리 집어치워 미친놈아’라고 차분하게 교양 넘치면서도 포스있게 일갈하는 연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김의성 배우가 유일하지 않을까? 이 대사 역시 배우의 애드리브다"며 깜짝 비하인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홍일점 안고은 역 표예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단 감독은 "시즌1보다 성숙해진 고은의 모습을 보여준 예진배우. 고은이 해커이고 콜밴 안에서 주로 활동하기 때문에 혼자 모니터만 보면서 연기를 해서 답답할 수도 있었을텐데 자칫 밋밋해질 수도 있는 신들을 예진 배우가 잘 살려줘 고마움이 크다. 각자 따로 연기했는데도 붙이고 보면 호흡이 착착 맞아 고은과 무지개 운수 식구들의 호흡에 감탄하기도 한다"고 칭찬했다.
또한 이단 감독은 "빌런과 피해자들을 바라보는 고은이의 감정이 시청자들과 같은 박자이므로 고은의 눈빛이, 고은의 숨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예진 배우가 정말 잘 연기해줬다. 예진 배우 연기 덕분에 시청자 여러분들이 고은이와 같이 화내주고, 눈물 흘려주셨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보면 체구도 작아서 가냘프고, 깍듯이 예의바른데 고은이 연기를 할 때마다 대범해지고, 또 대본에 적힌 지문보다 더 과감하게 연기할 때가 있어서 놀라웠다. 얄미운 연기를 해도 미워할 수 없는, 모두를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 매력을 지닌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빌런들을 정신 못 차리게 하는 부캐 연기와 액션까지 너무 잘 해내셔서 그녀가 어디까지 더 갈 수 있을지 앞으로가 더 궁금해지는 배우다"며 연기자 표예진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주임즈' 콤비 장혁진, 배유람 역시 '모범택시' 시리즈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다. 이단 감독 역시 두 사람의 남다른 활약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단 감독은 "'모범택시' 시리즈가 보통의 히어로물과는 다른 톤을 만들어주는 분들은 다름 아닌 최주임, 박주임 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연 뒤 "다크 히어로의 활약 가운데 쉼표처럼 시청자들이 숨 쉴 틈을 주고, 또 함께 활약하기도 하면서 시청자들이 흥겨운 마음으로 따라갈 수 있게 만들어주신다. 어찌 보면 기능적이고 짧은 신들인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연구해오시고 현장에서 다채롭게 펼쳐주셔서 다들 많은 감동을 받았다. 어떤 분장이든 어떤 의상이든 찰떡같이 소화해주셔서 너무 즐겁게 고민하고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 대본에 쓰여진 것 이상으로 두분이 현장에서 잘 만들어주신 신들이 정말 많다. '어떻게 이렇게 잘 살리실 수 있어요?'라고 장혁진 배우에게 물었더니 '우린 이거 없으면 안 돼. 진짜 열심히 해야 돼' 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 말씀처럼 진짜 열심히 해주셨다. 그런데도 막상 연기할 때는 힘을 너무 주지 않고 편하게 해주셔서 코믹한 신들이 더욱 잘 살았다고 생각한다. 어디서 치고 빠질 지를 분명하게 알고 있는, 똑똑한 배우들이라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한때 '모벤져스'를 위기에 몰아넣었던 빌런 온하준 역 신재하도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단 감독은 그런 신재하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보였다. 이단 감독은 "저와 작가님이 생각한 이미지와 딱 맞아서 첫 만남부터 흥분됐다. 외로울 수도 있었는데 늘 웃으면서 최선을 다해 임해줬다. 액션 신 준비를 위해서 일찌감치 현장에 와서 합을 연구하고, 바쁜 스케줄을 쪼개 액션스쿨에서 훈련을 하고, 결국 액션 신 촬영하다가 인대가 늘어났는데도 마지막 옥상 신에서도 최선을 다해 임해줘 현장 스태프들을 모두 감동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스태프들이 신재하 배우를 정말 좋아했다. 신재하 배우와는 이야기를 조금만 나눠도 캐릭터를 이해하는 깊이와 내공이 느껴진다. 부드러운 가운데 날카로움을 잘 표현해주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매우 선한 영혼을 가진 배우, 그릇이 큰 배우라고 생각했다"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편 시즌2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모범택시' 시리즈는 시청자들의 성원에 시즌3 제작을 추진 중이다. (사진=SBS '모범택시2' 제공)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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