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브라질 대통령에 고무된 러 외교의 남미 순방"

강영진 기자 2023. 4. 1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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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룰라 대통령, 우크라 전쟁 서방 책임 강조하며
인도·인니와 '평화클럽' 중재단 구성 제안하자
미 당국자들 "러·중 선전 흉내낸다" 거센 비판

[브라질리아=AP/뉴시스] 17일(현지시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의 이타마라티 궁전 밖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제국주의자 러시아와는 협상 없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떠나라" "라브로프, 브라질에서 꺼져"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있다. 그러나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라브로프 장관을 극진히 대접했다. 2023.04.18.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브라질과 베네수엘라 등 남미국가 4개국 순방에 나서는 등 남미 국가들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려는 행보에 본격 나섰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라브로프 장관의 행보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친러적 발언에 고무돼 시작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기사 요약.

라브로프 장관의 순방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미국과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해 전쟁을 길게 끌고 있다고 비난한 것에 고무돼 시작됐다.

라브로프 장관은 브라질과 베네수엘라를 방문하는 틈새에 니카라과와 쿠바도 방문한다. 러시아 외교부는 이번 순방에 대해 외교 및 경제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지원을 받으며 미국의 제재를 견뎌온 베네수엘라의 독재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18일 라브로프 장관을 만나 “선의의 깊고 아름다운 우정”을 찬양했다.

하루 전 마우로 비에이라 브라질 외교장관은 러시아가 브라질에 비료와 밀, 중유를 공급하는 중요한 나라라고 강조하면서 양국이 무역 전망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똑같이 전쟁에 책임이 있다고 발언하면서 러시아의 환영을 받아왔다. 그는 지난 1월 취임 뒤 평화 중재자를 자처하면서 해외 방문을 자주 하고 있다.

지난주 중국을 방문한 뒤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자리에서 룰라 대통령은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지목해 “유럽과 미국이 전쟁을 지속시킨다”고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인도, 인도네시아 등을 포함하는 “평화 클럽”을 구성해 전쟁 종식을 중재하자고 제안했다. 러시아 침공 비난 유엔 총회 결의에 찬성한 브라질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점령지를 포기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평화클럽 구성 제안을 환영하고 두 나라가 “소수가 아닌 다수의 나라를 배려하는 다극 체제 비전”을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룰라 대통령이 “러시아와 중국의 선전을 흉내 낸다”고 신랄히 비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정부가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부과한 석유 및 금융제재를 이겨내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 달러의 영향을 축소하기 위해 러시아와 베네수엘라가 국제은행간결제(SWIFT)를 대신하는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2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주권 침해 및 합병이 국제법에 대한 명백한 침해며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었다.

그러나 최근 유출 비밀문서에 따르면 브라질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휴전 중재를 시도하면서 전혀 다른 말을 했다. ”도청에 따르면 2월 말 현재 러시아 외교부가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제안한 클럽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할 공정한 중재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지지하고 있으며 이 방안이 서방의 ‘침공 희생자’ 패러다임을 배격하는 것으로 본다“고 돼 있다.

미 의원들이 브라질의 입장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으나 미 국무부는 브라질이 러시아 비난 유엔 결의에 찬성한 점과 룰라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 통화한 사실을 강조하면서 브라질이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도록 유도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또 린다 토마스-그린필르 유엔주재 미 대사가 브라질을 방문해 러시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 당국자들이 라브로프 장관이 브라질에서 환대받는 것을 본 뒤로 브라질을 비판하는 발언에 나서고 있다.

커비 NSC 대변인은 ”주권 국가 지도자들이 틈을 내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을 직접 만날 것을 기대한다. 여기까지만 말하겠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당국자도 18일 ”우크라이나, 미국, EU 등과 동맹국들이 러시아의 침공에 어떤 식으로든 잘못이 있다는 식의 발언은 러시아가 전쟁을 지속하도록 만드는 잘못된 발언“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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