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오파트라는 흑인"… 넷플릭스 다큐 '블랙 워싱' 논란

오는 5월 공개되는 넷플릭스 역사 다큐멘터리 '퀸 클레오파트라'가 역사 왜곡 및 '블랙 워싱'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넷플릭스 유튜브 캡처

오는 5월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역사 다큐멘터리 '퀸 클레오파트라'가 역사 왜곡 논란을 빚고 있다. 클레오파트라 역할에 흑인 배우가 캐스팅됐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넷플릭스는 퀸 클레오파트라 예고편을 공개했다. 예고편 속 해설자는 "우리 할머니는 '학교에서 뭐라고 가르치든 간에, 클레오파트라는 흑인이었다'라고 말씀하셨다"라고 말한다. 이어 흑인 배우 아델 제임스가 맡은 클레오파트라 7세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와 관련해 지난 14일(현지시각) 이집트 현지매체 이집트인디펜던트는 자히 하와스 전 이집트 유물장관과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인터뷰에서 하와스는 클레오파트라에 흑인 배우를 캐스팅한 '퀸 클레오파트라'에 대해 "완전히 가짜"라고 논평했다.

하와스는 클레오파트라가 그리스인이었으며 금발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몇 년간 흑인 사회를 중심으로 이집트 문명이 흑인에서 기원했다고 주장하는 경향이 나타났는데 이러한 주장들은 완전히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와스는 "넷플릭스는 이집트 문명의 기원이 흑인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면서 혼란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며 지적했다.

타 이집트 전문가들은 필로파토르는 서아시아를 지배했던 시리아의 '셀레우코스 가문'과 그리스 '프톨레마이오스 가문' 핏줄이며 해당 가문은 근친혼을 통해 명맥을 이어갔기에 '흑인 핏줄'이 섞여들 가능성이 전혀 없었다고 단언했다.

이집트인들도 '퀸 클레오파트라'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들을 이집트인이라고 밝힌 누리꾼들이 국제 청원사이트인 체인지에 '퀸 클레오파트라'가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의 청원을 게시하였다.

이런 가운데 '퀸 클레오파트라'에서 클레오파트라를 연기한 아델 제임스는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일자 자신의 트위터에 "캐스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방송을 보지 말길 바란다"라며 심정을 고백하기도 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해당 글을 리트윗하면서 계속해 역사 왜곡에 대한 우려를 전하고 있다.

'퀸 클레오파트라'는 윌 스미스와 그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가 설립한 제작사의 다큐멘터리다. 실제 제이다 핀켓 스미스는 '퀸 클레오파트라'의 기획 의도를 통해 "우리는 흑인 여왕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보거나 듣지 않았다, 저와 제 딸, 그리고 흑인 커뮤니티가 그런 이야기를 알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중요했다"라며 클레오파트라가 흑인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