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진전 우승 후 “상 안 받을래” 거부… 숨겨진 비밀 있었다
독일의 한 사진작가가 세계적인 사진대회에서 우승한 뒤 수상을 거부해 논란이다. 해당 출품작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들어 낸 이미지였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각) BBC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독일 사진작가 보리스 엘다크센은 최근 ‘2023 소니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SWPA) 크리에이티브 부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대회는 소니가 후원하고 세계사진협회(WPO)가 후원하는 세계 최대 사진전 중 하나다.
엘다크센이 선보인 작품은 세대가 다른 두 여성을 찍은 흑백 사진이다. 제목은 ‘전기공’(The Electrician)으로, 노년의 여성이 젊은 여성 뒤에서 그의 어깨를 붙잡은 채 어딘가를 응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사진이 1위작으로 뽑히자 엘다크센은 돌연 수상을 거부했다. 이어 지난 13일 성명을 내고 자신의 작품은 사실 AI로 만들어 낸 ‘가짜’ 사진임을 고백했다. 그는 먼저 “명망 있는 국제사진대회에서 우승한 최초의 AI 창작물이 됐다”며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AI가 생성한 이미지가 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출품했다. AI와 관련한 논쟁을 촉발하고 싶었다”며 “여러분 중 이 작품이 AI에 의해 생성됐다는 것을 눈치채거나 의심한 사람이 얼마나 되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AI 이미지는 이런 대회에서 경쟁해서는 안 된다. AI는 사진예술이 될 수 없다”며 “내가 수상을 거부함으로써 이 논쟁이 더 가속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또 주최 측을 향해서는 자신이 받게 될 상금을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열리는 사진 축제에 기부해달라고 덧붙였다.
가디언 등 외신은 이번 일이 AI 기술사용과 그 의미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AI 프로그램으로 생성된 가짜 이미지를 두고 여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앞서 흰색 롱패딩을 입고 산책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수갑을 찬 채 경찰에 끌려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등 조작된 이미지가 확산해 혼란을 안긴 바 있다. 또 영미권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는 여성 프로필의 한 사용자가 자신의 나체 사진을 판매했는데, 이 역시 AI가 창조해 낸 이미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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