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부담감은 나에게…” NC 선전 뒤에는 베테랑 책임감 있었다 [MK잠실]

많은 부상자들에도 불구하고 NC 다이노스가 잘나가는 이유에는 베테랑들의 책임감과 리더십이 있었다.

NC는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연장 혈투 끝에 김주원의 결승타를 앞세워 6-4로 이겼다.

이로써 3연승을 달린 NC는 10승 5패를 기록, 8승 5패의 SSG랜더스, 9승 6패의 LG 트윈스를 제치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LG전이 끝나고 만난 손아섭은 베테랑의 책임감이 무엇인지 알려줬다. 사진(잠실 서울)=이한주 기자

시즌 초반이지만, NC의 선전은 다소 의아한 일이다.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강팀으로 지목되지 못했으며, 주전 포수 박세혁을 비롯해 많은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투·타 자원 테일러 와이드너, 제이슨 마틴이 모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악재들에도 이들이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LG전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NC의 승리에 공헌한 베테랑 외야수 손아섭은 경기 후 그 이유에 대해 알려줬다.

먼저 그는 “(1위를 달성한) 지금이 120경기, 130경기를 치른 시점이라면 굉장히 기쁘겠지만,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다. 1위를 한 것은 기쁘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며 “후배들이 잘 해주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없는 살림에도 잘 버티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 부분이 정말 고맙다”고 후배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손아섭은 “개인적으로 야구는 슈퍼스타 1~2명으로 성적이 좌지우지되는 스포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 모든 후배들과 베테랑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을 잘하고 있기 때문에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며 “NC가 지금 부상자가 많지만 개개인이 욕심보다는 팀 승리를 향해서 한마음으로 뛰는 게 버티는 힘“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NC 선수들은 최근 공·수 모두에서 집중력 있는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박세혁을 대신해 최근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는 안중열을 들 수 있다. 그는 이날 8회말 상대 발빠른 주자 신민재의 2루 도루를 저지했으며, 연장 10회초에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희생플라이를 쏘아올렸다.

손아섭은 “오늘 (안)중열이가 너무 중요한 상황에서 도루 저지를 해냈다. 지금 (박)세혁이가 빠져 있지만 대신 나간 선수가 자기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이런 부분들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이제 나만 조금 올라와 주면 우리 팀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이번 경기 전까지 손아섭은 타율 0.208로 다소 좋지 못한 타격감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강인권 NC 감독은 그에게 꾸준히 4번 타순을 맡겼고, 손아섭은 이날 3안타를 몰아치며 그 믿음에 부응했다.

손아섭은 “사실 지금 타격감이 좋지 않은데 어쨌든 결과가 잘 나오고 팀이 승리해서 이 부분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후배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는데 내가 선배로서 많은 보탬이 못돼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 앞으로 더 준비를 잘해서 NC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어린 선수들이 조금 더 편한 상황에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부담감과 욕은 저와 (박)석민이 형이 다 짊어지겠다. 팀 내 최고참이기 때문에 다 먹어야 한다“면서 ”젊고 어린 선수들은 야구장에서 그냥 마음껏 뛰어 놀았으면 좋겠다“고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외국인 자원 2명과 주전포수가 전력에서 이탈했음에도 10승 고지를 선착하며 단독 1위에 오른 NC. 그 선전의 비결에는 이렇듯 손아섭을 비롯한 베테랑들의 책임감이 있었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