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이제는 '미스터 100마일'의 시대다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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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까지만 해도 고교야구 최고 구속의 기준은 140km였다.
당시 삼성 스카우트 팀에 몸담았던 이선희 경주고 감독은 "일단 투수는 140km를 한 번이라도 찍으면, 무조건 지켜봐야 한다."라며, 기준 스피드를 넘었는지 아닌지에 따라서 선수들의 성장 속도가 다름을 이야기한 바 있다.
150km? 아니죠! 이제는 '미스터 100마일'의 시대입니다.
한화의 슈퍼루키 문동주가 국내 프로야구 최초로 정식 스피드 160km를 기록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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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2008년 까지만 해도 고교야구 최고 구속의 기준은 140km였다.
스피드건에 140이 찍히면, 일단 스카우트 팀 손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시즌 끝까지 그 선수를 지켜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당시 삼성 스카우트 팀에 몸담았던 이선희 경주고 감독은 "일단 투수는 140km를 한 번이라도 찍으면, 무조건 지켜봐야 한다."라며, 기준 스피드를 넘었는지 아닌지에 따라서 선수들의 성장 속도가 다름을 이야기한 바 있다.
그런데, 이러한 성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선수들이 웨이트 트레이닝과 집중적/효과적인 훈련 스케줄을 착실히 소화하면서 제법 힘 있는 투구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었다. 대략 2017년을 전후로 이제는 150km가 파워 피쳐의 기준이 됐다. 바로 '베이징 키즈'들이 본격적으로 고교 3학년이 되는 시점이기도 했다. 안우진(키움), 곽빈(두산), 김민(KT) 같은 150km의 사나이들이 대거 등장하여 왠만한 기량 아니고서는 프로 입문이 힘들어졌다. 이후부터 투수들의 기량과 이를 앞지르려는 타자들의 파워 역시 함께 동반 성장하는 선순환구조를 지니게 됐다.
150km? 아니죠! 이제는 '미스터 100마일'의 시대입니다.
이러한 성향은 곧바로 프로에서 나타났다. 한화의 슈퍼루키 문동주가 국내 프로야구 최초로 정식 스피드 160km를 기록한 것. 문동주 외에도 안우진도 이에 근접하는 스피드를 선보이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투수로 우뚝 섰다.
비단 두 선수만이 아니다. 국내 프로야구 스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의외로 160km에 육박할 수 있는 선수들이 꽤 있다. 같은 한화의 슈퍼루키 김서현은 이미 청소년 대표팀에서 비공식 100마일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또한, LG의 마무리 투수 고우석을 비롯하여 키움의 파이어볼러 장재영, 그리고 배명고 시절, 휘문고 안우진과 더불어 명품 투수전을 펼쳤던 두산의 곽빈도 얼마든지 후보가 될 수 있다. 그런데, 고교 시절 150km 중반대의 볼을 던졌던 투수들은 얼마든지 '미스터 100마일'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세광의 에이스로 평가받으며 문동주와 함께 입단한 장신 우완 박준영도 이에 해당한다.
더 놀라운 것은 이후에도 꾸준히 '미스터 100마일'에 이를 수 있는 후보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미 마산용마고 에이스 장현석은 158km의 최고 구속을 기록했는데, 본인 노력에 따라서 얼마든지 100마일의 사나이로 거듭날 수 있다. 우완 150 트리오를 형성하고 있는 휘문고 에이스 김휘건과 장충고 에이스 육선엽의 존재 또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같은 장충의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는 좌완 황준서와 우완 김윤하 역시 이에 도전하고 있다.
WBC 부진, 미성년자 대상 부적절한 범죄 혐의, 모 단장의 뒷돈 요구 정황, 인터넷 불법 도박 등으로 한국 프로야구는 분명 위기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야구장에는 '올드 팬'들을 중심으로 꾸준한 관중 유입이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이러한 상황에 안주하다 보면, 침체기가 오는 것은 순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 유망주들은 기특하게도 선배들의 잘못을 반면교사 삼아 본인은 절대 그런 일을 벌이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학교생활에 열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보면, 한국 야구의 미래가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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