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혈관치료 의사가 없다"…왕복 300㎞ 오가는 사연

기사내용 요약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순환기내과 의사無
심혈관 질환자 치료 위해 다른 지역 전전
동탄성심병원 의료진 매주 왕복300km 오가

[서울=뉴시스]이선기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제공) 2023.04.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최근 경기도의 한 공공병원이 심장·혈관질환을 담당하는 순환기내과 의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자 경기도의 한 상급종합병원이 순환기내과 의사를 파견해 긴급 수혈에 나섰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지난 10일부터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 순환기내과 교수를 파견해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1936년 건립된 안성병원은 80년이 넘도록 지역사회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의료원은 열악한 거주 여건과 강도높은 근무 등으로 의사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안성병원도 심장과 혈관질환을 담당하는 순환기내과 의사를 구하지 못해 심혈관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가야만 했다. 또 수술 전 심장 검사를 위해 순환기내과 의사가 필요한 경우도 많아 어려움이 컸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안성병원과 협약을 맺고 순환기내과 의사를 파견하기로 했다.

매주 진료를 위해 안성병원을 찾는 이선기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부전, 판막질환, 선천성 심질환 등 각종 심혈관질환과 심장초음파·심장이식 분야를 담당하는 성심병원 순환기내과의 중추다.

이 교수는 매주 월요일 왕복 100km 거리의 안성병원까지 1시간 가까이 차량으로 이동해 다른 의료진들과 같이 오전 8시 30분부터 진료를 시작한다. 성심병원에서 담당하는 환자들도 진료해야 해 새벽 일찍 출근해 아침에 회진을 돈 뒤 안성병원으로 이동한다.

이번 파견 진료로 급성관상동맥질환 등으로 긴급한 시술이 필요한 환자가 발생하면 바로 성심병원으로 옮겨 시술해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게 됐다. 환자는 성심병원에서 시술을 받은 뒤 안성병원에서 외래진료를 통해 지속적으로 경과를 관찰하게 된다. 또 두 기관의 협약을 통해 긴급 중환자가 발생하면 곧바로 성심병원으로 전원이 가능해져 골든타임을 단축시킬 수 있게 됐다.

이 교수는 “먼 이동 거리와 파견 진료로 인한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순환기내과 의사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곳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며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다”며 “그동안 관외로 이송돼야 했던 심혈관질환 환자들을 골든타임 내 치료해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파견 진료는 서산의료원에 이어 두 번째다. 성심병원은 2019년부터 충남 서산의료원에 순환기내과 의사를 파견하고 있고, 이번 안성병원으로 파견 진료가 추가되면서 순환기내과 의료진이 매주 왕복 300km 거리를 오가며 지역의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이성호 한림대동탄성심병원장은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우수한 의료서비스와 신속한 응급전원 시스템을 공유하고 있다”며 “특히 지역병원들과 원격협진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고, 이번에 파견진료를 확대함으로써 지역의료를 활성화시키고 더 많은 국민들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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