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 ICBM, 워싱턴 넘어 도달 가능”…“북 핵 공격에 핵무기로 대응”

실전 배치 억제에 초점 둬야
‘핵 대 핵’ 대응 원칙 재확인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UPI연합뉴스

최근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성공하는 등 고도화된 북한의 미사일 시스템이 미국 수도 워싱턴 너머까지 도달할 만한 능력을 갖췄다고 미군 관계자가 18일(현지시간) 평가했다.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날 미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 “김정은 체제는 서울, 도쿄, 워싱턴을 넘어 도달할 만한 능력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이어 “미국 본토와 동맹국 보호가 최우선 순위”라며 “전략적 위치에서 전방을 방어함으로써 우리 국민과 한국인을 더 잘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지난 13일 북한이 시험발사한 고체연료 사용 화성-18형 ICBM의 영향에 대해 “우리의 징후 탐지와 경보 능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징후 탐지와 경보 발령까지 걸리는 시간을 더욱 단축시킨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은 액체연료 방식보다 연료 주입 등 발사 준비시간이 짧기 때문에 이에 비례해 미군의 경보 능력이 조정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가장 위협적인 북한의 핵 역량으로는 ICBM 시험발사 등을 언급하면서 “육상에서의 능력이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그(김정은)가 이런 역량을 개발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이제는 실전 배치를 억제하는 것이 초점이 되어야 한다고도 밝혔다.

이날 하원 군사위 전략군 소위원회에서 열린 미사일방어예산 청문회에 출석한 존 힐 국방부 우주 및 미사일방어 담당 부차관보는 미국이 어느 시점에 북한의 핵 위협을 미사일방어가 아닌 핵무기로 억제할 것이냐는 질문에 “북한에 비용을 부과하는 미국의 역량에는 핵무기 대응도 포함되며 그건 항상 대북 억제 태세의 한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 공격에 미국도 핵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동명이인의 존 힐 미사일방어청장은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한 새 역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차세대 요격미사일을 늦어도 2028년에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