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합판 속 빈 공간 만들어…담배 13만 보루 밀수 일당 적발

가방으로 속여 신고 뒤 국내서 바꿔치기도…부산세관, 6명 입건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수입 합판 속에 특수공간을 만드는 수법 등으로 13만 보루의 담배를 밀수입한 업자들이 검거됐다.

부산본부세관은 관세법 위반 혐의로 A씨 등 일당 6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3명을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 일당은 2020년 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수입 합판 속에 담배를 은닉하거나 화물을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총 5회에 걸쳐 담배 13만 보루(시가 60억원)를 동남아에서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결과 이들은 일명 '심지 박기' 수법을 썼다.

가로 2.4ｍ, 세로 1.2ｍ, 두께 8㎜인 합판을 수입하면서, 90장이 한 묶음인 합판의 위아래에는 정상 합판을 깔고 중앙부에 있는 합판에는 구멍을 내 공간을 만들었다.

이들이 만든 합판 한묶음의 공간에는 담배를 42보루씩 30단으로 높이로 쌓아 담배 1천260 보루씩을 숨길 수 있었다고 세관은 설명했다.

이들은 또 가방으로 허위 신고한 제3국행 환적화물에 실제로는 담배를 실어 국내에 반입한 뒤 국내에서 담배를 빼돌리고 정상적인 가방을 싣는 수법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세관은 덧붙였다.

이들은 들여온 담배 중 3만 보루는 부산 등지에서 7억원에 판매해 4억원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10만 보루는 세관에 압수됐다.

이들이 밀수입한 담배는 국내에서 외국으로 수출됐던 국산 담배로 확인된다.

국산 담배들이 외국으로 수입될 때는 세금이 붙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국내의 10분의 1 수준이다.

고석진 부산세관장은 "국내외 큰 가격 차이가 주요 범죄 동기로 보인다"면서 "담배 밀수 적발 규모가 3년 전인 2020년 4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119억원 규모로 3배 가까이 급증한 만큼 통관 검사 등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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