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2' 이단 감독 "이제훈, 실제로 밤마다 택시 모는 거 아닌지…" [MD인터뷰]

2023. 4. 1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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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오윤주 기자]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극본 오상호 연출 이단 장영석) 감독이 배우 이제훈의 연기를 극찬하며 벅찬 소회를 전했다.

이단 감독은 최근 '모범택시2' 종영 기념 마이데일리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고 "흥행을 예상하지 못했다. 많은 사랑을 받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모범택시2'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이 감독은 시즌2를 연출하며 이제훈의 부캐플레이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는 "피해자들의 사연이 심각하게 다뤄질 수록 도기가 신명 나게 활약할 수 있는 영역에 제약이 생기더라"라며 "부캐로서 놀 수 있는 판을 깔아주기 위해서는 시즌1의 무게감을 덜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잔혹한 현실의 디테일한 묘사와 사회 고발적인 면을 놓고 가지 않으려고 했다. 너무 판타지적인 복수 방법은 오히려 시청자에게 통쾌함이 남을 것 같지 않아서 좀 더 현실적인 방법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극 중 '버닝썬 사건'을 소환한 '블랙썬' 에피소드가 화제 되기도 했다. 이단 감독은 "블랙썬은 시청자들의 무기력함과 절망을 풀어줄 수 있는 에피소드 중 하나라 생각하고 촬영에 임했다"라며 "가장 화려하고 멋진 곳에서 벌어지는 가장 어둡고 추악한 사건의 대비를 어떻게 보여줄지 중점적으로 고려했다. 또 표면적인 악인들이 처벌받는 방식이 아닌, 악행이 벌어지는 구조가 어떻게 무너지는 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이 부분이 표현하기 어려움을 절감했다"고 회상했다.


앞서 이단 감독은 '모범택시' 시즌2 연출에 부담감이 컸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 감독은 배우들의 응원 덕분에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며 "매 순간 감동이었다"고 했다.

특히 주인공 이제훈에게 많은 빚을 졌다며 그의 명연기를 치켜세웠다. 이단 감독은 "이제훈은 내내 김도기였다. 주인공으로서 책임감과 진지한 자세가 느껴져 스태프들 역시 몰입해서 일할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이 감독은 "이제훈은 실제로 구현하기 어려운 장면들을 살린다. 너무 멋있어서 다들 숨죽여보다가 '오케이' 사인에 신음소리가 터진다. 액션신도 본인이 소화하고, 항상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다. 휴일 없이 거의 매일 촬영하는 강행군에도 제시간에 멋진 연기를 보여줬다"며 고마움을 보냈다.

이어 이제훈을 "선이 날카롭고 강인한데 반대로 사연 많고 상처받은 눈빛을 하고 있는 배우"라 표현하며 "이제훈이야말로 김도기와 착붙이었다. '어떤 삶을 살았길래 그런 연기를 할 수 있어요?'라는 물음에 시크하게 '모범택시가 날 이렇게 만들었어'라는 대답을 하시는 걸 보니. 실제로 밤마다 모범택시를 몰며 복수대행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제훈 배우가 '메다꽂고 굴려도 좋다'는 카톡을 보내온 것도 그렇고 배우들 모두 모든 신에 열정적으로 임해줬어요. 참 우여곡절이 많고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이 많았는데 배우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힘을 내 다시 시작할 수 있었어요. 주연 배우뿐만 아니라 게스트 배우 또한 대단한 열정을 보여줬어요."


'모범택시' 시리즈는 최근 시즌3 제작을 확정 지었다. 이단 감독은 "사건을 해결하는 패턴이 반복되면 시청자들이 예측 가능해지면서 흥미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시즌을 관통하는 보다 길고 큰 서사 구조를 고안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제작진 입장에서도 시즌제 드라마 제작은 충분히 반가운 일이다. 제작진과 배우의 연속성이 보장된다면 호흡 맞추는 시간도 많이 줄어들고, 자연히 비용도 줄어든다"라며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이 흐르면서 주인공과 함께 시청자들이 함께 늙고 같이 성장하는 감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연 배우들은 물론 작가도 꼭 함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가 대본을 보면서 느꼈던 것을 시청자들과 함께 느낄 때 행복했습니다. 함께 슬퍼하고, 함께 분노하고, 함께 기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단 감독과 '모범택시2' 배우들. 사진 = SBS '모범택시2']-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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