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입양 전 건강 상태 확인하는 7가지 방법
최인영 러브펫동물병원장 2023. 4. 19. 10:01
[최인영의 멍냥대백과] 눈·소화기관·기관지·피부 등 문제 없는 지 꼼꼼히 살펴야
※ 반려동물에게도 '올바른 양육'이 필요하다. 건강관리부터 문제 행동 교정까지 반려동물을 잘 기르기 위해 알아야 할 지식은 무궁무진하다. 반려동물행동의학 전문가인 최인영 수의사가 '멍냥이' 양육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최근 반려동물을 입양해 기르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면서 반려동물 인구수가 1000만 명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입양 전 준비 부족으로 막상 반려동물을 집에 들이고 나면 예기치 못한 상황에 곤란해하는 보호자가 많습니다. 반려동물을 입양하기에 앞서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따져봐야 할까요.
반려견을 입양한다면 생활 여건 면에서 강아지가 보호자와 잘 맞을지 알아보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국제애견협회(FCI)에 따르면 전 세계에는 약 340종의 품종견이 있는데요. 이를 참고해 강아지의 성격, 크기, 사육 난이도 등을 미리 고려해야 합니다. 털에 민감하다면 털 길이나 빠짐 여부도 아주 중요하죠. 입양 시 강아지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필수입니다. 수의사가 아니라면 강아지의 이상 증세를 정확히 감별하기는 어렵습니다. 확실하게 안심할 수 있는 방법은 강아지를 입양한 후 동물병원에 데려가 건강검진을 받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건상 그럴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지금부터는 입양을 앞둔 보호자가 육안으로 알아볼 수 있는 강아지의 뚜렷한 이상 증세들을 소개하겠습니다.
눈동자가 선명한가
간혹 눈동자가 흐리거나 뿌연 강아지가 있습니다. 대부분 각막 혹은 결막에 이상이 있는 경우입니다. 어딘가에 부딪히거나 긁혔을 때, 목욕 중 샴푸가 직접 각막에 닿았을 때, 전염성 질환에 걸렸을 때 보이는 증상입니다. 따라서 다른 강아지들에 비해 입양하려는 강아지의 눈동자가 유독 탁하다면 강아지를 돌보고 있는 곳에 원인을 확인해봐야 합니다. 다만 생후 2~3개월 된 어린 강아지는 가끔 각막이 뿌옇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나이가 들면서 선명해지니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항문 주변이 깨끗한가
입양 전 강아지의 항문과 생식기 주위가 깨끗한지, 대소변이 많이 묻어 있지는 않은지, 그 부위에서 비릿한 냄새가 나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만약 항문 주변이 짓물렀거나 분변으로 젖어 있다면 평소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강아지일 수 있습니다. 나아가 세균성, 바이러스성(파보), 기생충성 장염을 앓고 있을 수도 있죠. 특히 파보 장염은 예방접종을 적절한 시기에 하지 않아 강아지의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발생합니다. 심한 경우 강아지가 죽음에 이르기도 합니다.콧물을 흘리거나 기침을 하는가
일반적으로 강아지는 코가 촉촉해야 건강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촉촉함을 넘어 누런 콧물을 흘린다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감기에 걸렸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강아지가 목에 가시가 걸린 듯 캑캑거리면서 침이나 음식물을 토하는 행동을 보인다면 단순 재채기가 아니라 기관지염일 개연성이 있습니다. 입양 후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라도 강아지가 콧물을 흘리거나 기침을 하지는 않는지 사전에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피부에 각질이나 탈모가 있는가
어린 강아지는 피부에 흰 각질이 있어도 큰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나이가 어려 목욕 간격을 길게 두다 보니 생긴 각질일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입양 후 목욕을 규칙적으로 시키고 보습제를 발라주면 대부분 호전됩니다. 다만 흰색이 아니라 노란색, 갈색, 붉은색 각질이 있다면 피부병을 의심해야 합니다. 이때 피붓결이 거칠고 사이사이 탈모 증세가 있다면 십중팔구 세균성 혹은 곰팡이성 피부병에 감염된 것입니다. 최소 1~2개월 치료 기간이 필요한 질병이니 입양 후 즉시 치료를 받게 해야 합니다.귀에 초콜릿색 귀지가 있는가
쉽지는 않겠지만 입양하려는 강아지의 귀를 열어 초콜릿색 귀지가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귓병에 걸리지 않았는지 살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귀에서 악취가 나거나 귓바퀴에 발적(홍반) 또는 충혈 소견이 보이는 것도 귀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 단순히 귀청소를 오랫동안 해주지 않아 생긴 것일 수도 있지만, 진드기나 외이염으로 인한 증상일 수도 있으니 귀 안팎을 유심히 살펴봐야 합니다.식욕이 일반적인 수준인가
강아지의 식욕이 왕성한지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집으로 데려온 반려견이 사료를 잘 먹지 않아 애를 태우는 보호자가 많습니다. 입이 짧아서인지, 사료가 입에 맞지 않아서인지,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서인지, 질병에 걸린 것인지 등 원인은 다양합니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강아지를 돌봐주던 곳에 식욕과 관련한 특이사항을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평소 잘 먹던 강아지도 환경이 갑자기 바뀌면 일시적인 스트레스로 사료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환경에 적응하면 금세 회복되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일주일 넘게 사료를 거부하는 경우 급성 저혈당으로 쓰러질 수 있으니, 반려견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줄어들거나 비틀거린다면 바로 동물병원으로 데려가야 합니다.
예방접종은 어디까지 마쳤는가
강아지를 원래 데리고 있던 곳에 예방접종을 어디까지 마쳤는지 물어보는 것도 잊어선 안 됩니다. 강아지는 보통 생후 7번에 걸쳐 예방접종을 받는데, 입양 후 몇 차 접종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기생충 예방약을 언제부터 먹이고 바르기 시작했는지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연령이 2~3개월 이상 된 강아지이면서 2~3차 예방접종을 마쳤고, 기생충 예방약을 한 달 간격으로 먹이고 발랐다면 입양 후 건강하게 자랄 가능성이 큽니다.최인영 수의사는…
2003년부터 수의사로 활동한 반려동물 행동학 전문가다. 현재 서울 영등포구 러브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서울시수의사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대표 저서로 '어서 와 반려견은 처음이지?'가 있다.
최인영 러브펫동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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