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 ‘저금리 대출’ 전화금융사기 일당 적발

권기정 기자 2023. 4. 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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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수사에 수거책만 12명 검거

국외 콜센터 등 몸통은 ‘오리무중’

부산경찰청

저금리로 돈을 빌리려면 기존 대출금을 상환해야 한다고 속여 11억원 상당을 챙긴 전화금융사기 일당이 적발됐다. 그러나 국내 수거책 검거에 그쳤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저금리 대출 전화금융사기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11억여원을 편취한 현금수거책 12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2명을 구속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이들은 2022년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모두 63차례에 걸쳐 피해자 33명으로부터 11억4766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문자에 기재된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가 시중은행 대출담당 직원을 사칭한 사람으로부터 “기존 대출금을 상환해야 금융거래법에 위반되지 않고 저금리로 대출을 해줄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현금을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은행직원을 사칭한 사람은 사기단의 해외 콜센터 조직원이었다.

이번에 검거된 국내 수거책들은 해외 전화금융사기 범죄조직과 범행을 공모하고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고자 텔레그램을 통해 범행을 지시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자를 만나러 이동할 때 이용한 택시비도 현금으로 결제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7개월간 부산·울산·경남·경북·경기·강원 일대의 방범용 및 사설 CC(폐쇄회로)TV 영상을 추적·분석해 검거에 성공했다. 그러나 모두 국내 수거책뿐이었다. 경찰은 해외 조직 검거에도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피해자들은 카드론을 받거나 지인으로부터 돈을 빌려 피해금을 마련하면서 더 많은 빚을 지게 돼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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