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 안 돼서 복수 결심” 中 커플, 한국 숙소서 물 120t 쓴 이유 밝혀

홍콩 SCMP 보도

숙박 공유 플랫폼을 이용해 예약한 서울의 한 숙박업소에서 물 120t(톤) 등을 쓰고 퇴실한 중국인 관광객 커플이 외신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예약 취소를 거절 당해 화가 나서 그랬다”고 말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부부로 추정되는 중국인 A씨 커플은 숙박 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를 통해 서울 마포구에 있는 단독 빌라를 25일간 예약했다.

이들은 결제 후에야 자신들이 예약한 숙소가 서울 중심에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A씨는 집주인에게 예약을 취소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예약이 이미 확인됐고 결제까지 마쳤다는 이유로 거절 당했다.

그러자 이들은 숙소에 폐쇄회로(CC)TV가 있는지 물었고, 없다는 대답을 듣고는 복수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이들은 먼저 에어비앤비 계정 이름과 프로필 사진, 국적까지 바꾸고 숙소 내 모든 수도꼭지를 틀어 닷새간 물 120t을 사용했다.

또한 조명 등 모든 전기 제품도 상시 켜 놓았고, 외출할 때도 보일러를 가장 높게 작동시킨 뒤 창문을 활짝 열어뒀다고 한다.

집주인이 숙소 앞 골목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두 사람은 이 상태로 숙소에서 나와 다른 지역을 여행하면서 3~4일마다 한 번씩 돌아와 5분이 안 되는 시간을 머물렀다고 한다.

A씨 등은 이런 방식으로 예약기간 중 닷새 정도만 해당 숙소에 방문했다.

앞서 SBS 보도에 따르면, 집주인은 이들의 계약이 만료되기 나흘 전 ‘가스가 새는 것 아니냐’는 검침원의 연락을 받은 뒤에야 커플의 만행을 알게 됐다.

실제 이들이 묵은 숙소의 계량기를 보니 평소 사용량의 5배가 넘는 645루베가 사용됐다고 했다. 물 사용량은 120t을 넘어섰다. 물을 잠시도 쉬지 않고 6일 내내 틀어놔야 쓸 수 있는 양이었다.

집주인은 결국 가스 요금 64만원과 수도와 전기 요금 20만원 등 모두 84만원의 공과금을 물어야 했다.

집주인은 A씨 커플이 입실 3~4일 전 취소를 문의했는데 거절한 데 대해 앙심을 품은 게 아니냐고 의심했다.

다만 그가 피해 구제를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집주인은 에어비앤비 측에 중재를 요청했지만, 회사 측에선 “기물을 파손한 것도 아니어서 이용객과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한다.

에어비앤비 규정상 <장기 숙박의 경우 집주인과 손님이 관리비를 협의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지만, 이 경우 집주인이 A씨 커플과 사전에 따로 관리비 협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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