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어때, 야놀자 수익성 넘어섰다…"M&A 매각 적기"
작년 유니콘 반열...매각가 2조원 안팎 초대박 가능성
'10조' 야놀자와 다른 정통 여행 플랫폼으로 급성장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가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올지 관심이 모인다. 여기어때는 CVC캐피탈이 국내에 보유한 유일한 바이아웃(경영권 거래) 포트폴리오 자산이다. 실적 반등과 업황 회복에 힘입어 최대 2조원 안팎에 매각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VC캐피탈이 인수한 여기어때가 올해 매각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아직 매각 절차를 본격 개시하진 않았지만 물밑에서 논의 중으로 전해진다. 여러모로 올해가 매각 적기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만년 2인자'에서 지난해 수익성으로 야놀자를 처음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여행 업황이 회복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매출이 반등한 해였다. 여기어때 매출은 2021년 2049억원에서 3058억원까지 올랐고, 야놀자도 3302억원에서 6045억원으로 올랐다. 수익성에선 큰 차이가 있었다. 여기어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54억원에서 300억원으로 두 배 올랐다. 인수 직전까지 116억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2019년부터 줄곧 흑자다. 반면 야놀자는 역성장했다. 2020년 115억원에서 2021년 577억원까지 늘다가 작년 61억원까지 떨어졌다.
상반된 성장 전략을 내세운 데 따른 결과다. 여기어때가 수익성과 트래픽 확대에 집중한 사이 야놀자는 M&A를 통한 외형 확장에 주력했다. 야놀자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408억원에서 1317억원까지 늘었지만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순유출 규모가 1689억원에서 3931억원까지 늘었다. 사업결합으로 인한 현금유출이 같은 기간 945억원에서 2532억원까지 는 점이 컸다. 야놀자는 지난해 트리플(1300억원), 스포카(155억원), Innsoft(830만달러), GUSTOX(300만달러) 등을 인수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격차도 크게 줄였다. 지난해 47만명이었던 격차는 5만명까지 좁혀졌다. 2월 기준 야놀자와 여기어때의 MAU는 각각 309만명, 304만명을 기록했다. 신규 앱 설치 건수는 야놀자를 이미 따라잡았다. 코로나19 기간 우하향했던 그래프는 지난해 3월을 기점으로 모두 반등했는데 이 시점부터 여기어때가 앞서고 있다. 가입자 수가 많은 야놀자의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둔화한 것으로 보인다.
실적 반등과 업황 회복에 힘입어 조 단위 매각에 도전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매각에 성공할 시 CVC캐피탈파트너스 한국 사무소의 첫 바이아웃 회수 성과가 된다. CVC캐피탈은 2019년 심명섭 창업자가 보유한 경영권 지분 (45.06%)과 심 창업자가 대표를 겸임했던 위드웹 보유 지분(21.5%)을 포함해 71.5%를 확보했다. 당시 기업가치로 3000억원을 평가했다. 2021년엔 JKL파트너스 지분 18.1%를 추가 확보해 지분율을 80.49%까지 키웠다. 나머지는 기타 주주가 들고 있다.
작년엔 미래에셋캐피탈과 산은캐피탈, GS리테일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1조1700억원까지 기업가치가 올랐다. 지난해 실적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면서 매각가로 2조원까지 기대할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올해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야놀자와 매각 성과를 내야 하는 여기어때 모두에게 중요한 해다. '동반 성장'에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MAU 규모가 비슷해지면서 매각 혹은 상장에 따라 매겨진 상대방의 몸값이 자사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어때 매각은 CVC캐피탈 한국 대표에서 여기어때 대표로 옮겨간 정명훈 대표의 투자 회수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정 대표는 2021년 합류와 함께 별도로 수십억원의 유상증자 거래에 참여했다. 대규모 매각 차익을 기대해볼만하다.
2021년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2조원을 유치해 데카콘에 오른 야놀자와 단순 비교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있다. 별도의 클라우드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은 여기어때는 '테크 기업'보다도 '정통 여행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에 주력하고 있다. 소뱅은 당시 야놀자 클라우드 사업의 시장 지배력과 성장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의 거래액(GMV) 산정 방식으론 시장에서 수조원 몸값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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