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비법’ 더한 홈리스 축구… 웃음도 감동도 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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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감동과 웃음을 동시에 잡기란 쉽지 않다.
26일 개봉하는 영화 '드림'은 웃음 반 감동 반이란 그 어려운 밸런스를 영리하게 잡아낸다.
이병헌 감독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홈리스들의 월드컵 도전기에 천만 영화 '극한직업'에서 검증된 코미디 감각과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찰진 말맛을 입혔다.
이들이 홈리스 월드컵에 출전한 후반부터 영화의 무게추는 발랄한 코미디에서 묵직한 감동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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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이병헌 감독 작품
박서준 · 아이유 코믹 드라마
‘홈리스 월드컵’ 실화 바탕에
찰진 대사와 빠른 장면 전환
참을성 없는 男·열정 없는 女
집 없는 선수 뭉쳐 희망 전달
영화에서 감동과 웃음을 동시에 잡기란 쉽지 않다. 웃음은 대상을 낮출수록 쉽게 따라오고, 감동은 대상을 높일수록 진해지기 때문이다.
26일 개봉하는 영화 ‘드림’은 웃음 반 감동 반이란 그 어려운 밸런스를 영리하게 잡아낸다. 이병헌 감독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홈리스들의 월드컵 도전기에 천만 영화 ‘극한직업’에서 검증된 코미디 감각과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찰진 말맛을 입혔다. 그냥 먹어도 맛있을 치킨에 왕갈비 양념을 더한 ‘극한직업’처럼, 감동 실화에 감독의 비법 소스를 더한 상업영화 ‘드림’은 위기의 한국영화에 단비가 될 수 있을까.
영화의 줄거리는 스포츠 드라마의 전형을 띤다. 나락으로 떨어진 축구선수 홍대(박서준)가 홈리스 축구단 코치로 부임해 홈리스 월드컵 출전을 이끌고, 다큐멘터리 PD 소민(아이유)은 이 과정을 찍는다. 홍대와 소민 모두 처음엔 돈과 명성을 위해 억지로 ‘일’을 했지만 점점 ‘진심’이 되어가고, 삶의 의지를 멈췄던 홈리스들은 축구, 그리고 삶에 대한 열정을 살려낸다. 다소 뻔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를 감독은 찰진 대사와 빠른 장면 전환으로 밋밋하지 않도록 메웠다.
특히 영화 초반 홍대와 소민의 티격태격에서 감독의 장기인 치고받는 대사의 맛이 잘 발휘된다. “너 정체가 뭐냐?”고 묻는 홍대에게 소민이 “내 삶이 정체돼 있다. 학자금 대출로”라고 답하거나, 홍대가 홈리스 선수들에게 분발을 촉구하며 “기록을 남길 거예요, 기억을 남길 거예요!”라는 대사는 착착 감기면서, 다시 되뇌게 하는 매력이 있다. 아이유는 17일 시사회에서 “감독님이 대사의 톤과 토씨 하나까지 꼼꼼하게 코치했다”며 “평소보다 2.5배 빠른 속도로 대사를 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극한직업’보다 ‘멜로가 체질’과 더 가깝다. 파괴력 있는 웃음보단, 현실 감각과 동화적 판타지를 적당히 섞고, 여기에 삶에 대한 나름의 철학을 넣어 관객의 미소와 공감을 유도한다. 진정과 가식을 비집고 들어가는 영화적 재미랄까.
감동과 눈물을 위한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사연 있는 인물로 선수단을 구성해야 한다는 전제를 둬 선수들의 사연은 자연스럽게 관객에게 전달된다. 신파를 대놓고 펼칠 수 있도록 설정한 영리한 스토리텔링이 돋보인다. 홈리스 개개인의 사연은 실제 빅이슈 코리아에서 일하는 홈리스들과의 인터뷰를 반영했다.
이들이 홈리스 월드컵에 출전한 후반부터 영화의 무게추는 발랄한 코미디에서 묵직한 감동으로 이동한다. 영화는 흡사 홈리스들의 청춘 만화 같다. 참을성 없는 홍대와 열정 없는 소민, 그리고 집 없는 선수들이 한데 뭉쳐 희망을 보여준다. 다만 웃음을 기대했던 관객들에겐 후반 감동 코드가 지나치다고 느껴질 수 있다.
홈리스들의 시합 장면은 사회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선수들은 자신들보다 크고 강한 상대와 부딪히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버티며 뛰어야 한다. 이 감독은 “조금 뒤처지거나 낙오하더라도 경기장 안에 있다는 게 중요하다. 사회란 울타리 안에서 두려움 없이 살아가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스포츠 소재 영화란 점에서 앞서 개봉한 ‘리바운드’와 비교될 만하다. ‘리바운드’가 실제 인물들을 최대한 비슷하게 그려내며 실화의 힘을 온전히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면, ‘드림’은 감독의 입맛대로 캐릭터들의 특성을 살리며 영화적 재미를 보다 살린 편이다. 박서준은 까칠하지만 속 깊은 ‘츤데레’ 역할을 잘 수행하고, 홈리스로 나온 조연들의 호흡도 좋다. 아이유는 톡톡 튀는 초반 분위기를 살린 일등공신이지만, 중반으로 갈수록 관찰자 역할에 머무른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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