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차 맞아?’ 전희철 감독, 역전 당해도 안 흔들리는 이유
전희철 SK 감독은 정규리그 통산 승률 70.4%(76승 32패)를 기록 중이다. 모든 감독 가운데 최고다.
다음 시즌에도 승승장구한다면 감독들 가운데 최단 경기 100승 달성까지도 가능하다. 현재 최단 경기 100승 기록은 151경기다. 전희철 감독이 승률 70.4%를 유지하면 143경기 만에 100승이 가능하다.
전희철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더더욱 패배를 모른다. 현재 플레이오프 통산 13승 1패, 승률 92.9%다.
물론 여기서 1패씩 추가하면 승률이 뚝뚝 떨어질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하지 못한다고 해도 최소한 70% 이상 승률을 유지한다.
전희철 감독은 감독 데뷔 후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 때문에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모두 고공행진 중이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승률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2년 차라고 하기에는 여유와 노련함이 느껴진다.
이번 시즌 SK는 역전의 명수로 통한다. 뒤지고 있어도 질 거 같지 않다. 이를 잘 보여주듯 전주 KCC와 6강 플레이오프 2차전부터 창원 LG와 4강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4경기 연속으로 한 때 10점 이상 열세를 모두 뒤집고 역전승을 거뒀다
SK의 역전승이란 결과에 주목하지만, 사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재역전승이다.
SK는 이번 플레이오프 6경기 모두 1쿼터 종료 기준 뒤진 적이 한 번도 없다. 2쿼터나 3쿼터 때 부진해서 경기 흐름을 뺏겨 쫓기거나 역전당하곤 했다. 그런 위기를 넘겨 승리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이는 플레이오프 6경기 쿼터별 득실 편차에서도 잘 드러난다. 1쿼터부터 차례로 득실 편차를 살펴보면 +6.5점(23.8-17.3), -4.8점(19.3-24.2), -0.8점(19.3-20.2), +3.8점(21.5-17.7)이다. 참고로 득점 편차는 소수점 둘째 자리 결과까지도 반영되어서 0.1점씩 차이가 나는 것도 있다.
SK는 1쿼터에서는 확실하게 앞서고 2쿼터에서는 확실하게 열세다. 승부처인 4쿼터에 다시 확실한 우위를 잡는다.
LG와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쿼터부터 30점을 올리며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한 때 21점 차이까지 앞섰다. 그렇지만, 후반 들어 흐름을 내줘 1점 차이로 쫓기기도 했다.
전희철 감독은 이 경기를 예를 들며 설명을 계속 이어나갔다.
“오늘(18일, LG와 3차전) 같은 상황이다. 전반에 막 몰아붙이면 후반에 체력이 떨어진 플레이를 한다. 이런 플레이, 마지막에 쫓기는 플레이, 이건 문경은 감독님 계실 때도 욕심을 내서 점수 차이를 더 벌리려다가 못 벌리면 체력 방전이 되었다. 그걸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역전을 당하더라도 버티자, 버티자, 버티자 이런 느낌이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많이 뛰지만 (정규리그에서는) 김선형의 출전시간을 조절해야 해서 2쿼터 때는 확실히 쉬게 하기 위해 뺄 때는 빼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서 (경기의 간격이 길어) 많이 쉬어서 체력이 된다면 2쿼터 때 2~3분 더 출전시간을 늘린다.
1쿼터 3분 남았을 때 선형이를 빼야 하는데 좀 더 몰아붙이려면 1쿼터를 모두 뛰고 2쿼터 때 3~4분 더 쉬게 한다. 그 때 많이 꼬인다. 그 순간 선형이를 넣으면 선형이는 경기 내내 뛰어야 한다. 꾹 참는 거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조절을 분명 해줘야 한다. 그게 정규리그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몰 때는 확실하게 몰아야 한다. 오늘 같은 상황이 생기더라도 더 몰아서 점수 차이를 더 벌려야 한다. 오늘은 후반에 힘들어하는 게 보였다.
그런 미지수가 별 거 아니지만, 선수들을 그렇게 기용을 해도 되는 날이 있다. 그런 선수도 있다. 워니 같은 경우 6라운드에서는 출전시간을 길게 가져갔다. 솔직하게 그 때 상(외국선수 MVP) 받으라고 그랬다. 왜냐하면 (워니가) 안 힘들어하니까.
경기 다음날 쉬는 날이라면 출전시간을 더 늘렸다. 윌리엄스가 5~7분 버텨줘야 하는데 그런 날에는 (워니를) 40분 모두 출전시킨다. 워니도 그렇게 뛰어도 문제 없다고 한다. 오늘 경기도, 2차전에서도 40분 다 뛰게 할 거라고 워니에게 미리 이야기를 하고 그렇게 선수를 기용한다.”
참고로 SK는 이번 시즌 3쿼터 종료 기준 1점이라도 뒤진 경기에서 승률 46.2%(12승 14패)를 기록했다. 이는 팀당 54경기로 펼쳐진 2001~2002시즌 이후 가장 높은 승률이다.
SK가 이런 역전의 명수가 된 건 전희철 감독의 2년 차 감독이라고 믿기지 않는 노련하고 계산된 경기 운영 덕분이다.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문복주 기자)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