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키즈 시장의 성장··· 금쪽같은 우리 아이, 침대 하나도 다르게
작년 합계출산율 0.78명. 해마다 저출산 부문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우리나라다. 세계 최악의 저출산 사태로 아기 울음소리 듣기가 힘들어졌지만 국내 고가(高價) 아동복 시장은 호황이다. 자녀 한 명당 돈 쓰는 어른 수는 늘어서다. 이른바 ‘VIB(Very Important Baby)’ 현상이다.
작년 연간 출생아 수는 25만명으로 20년 만에 절반이 됐지만, 아기가 귀해지면서 양가 조부모와 부모·이모·삼촌까지 지갑을 연다는 ‘에이트 포켓(8 pockets)’ 현상은 이제 어느덧 옛말. 이젠 ‘텐 포켓(10 pockets)’ 시대가 됐다. 아기 안 낳은 부모의 친구까지 돈을 쓴다는 뜻이다. 국내 유·아동 시장의 양극화 현상도 그만큼 뚜렷해졌다.
◇금쪽보다 귀한 내 새끼…더 커진 고가 아동복 시장
소비 양극화가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는 아동복과 침대 시장. 아이 몸에 직접 닿는 제품인데다, 한번 사면 오래 사용하는 생활밀착형 제품인 만큼, 값이 나가더라도 기왕이면 품질력이 입증되고 브랜드 인지도가 더 높은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아동복 시장 규모는 2020년 9120억원에서 2022년 1조2016억원으로 31.75% 성장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패션 시장은 40조3228억원에서 45조7789억원으로 13.53% 확대되는 데 그쳤다. 아동복 시장 성장세가 전체 패션 시장의 2배가 넘는다. 소위 ‘프리미엄 아동복 시장’으로 불리는 고가(高價) 아동복 시장이 팽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몽클레르, 버버리, 디올, 펜디 같은 해외 명품 브랜드의 ‘키즈 라인’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월 중순 압구정 본점에 프랑스 패션 업체 ‘디올’ 베이비 매장을 열었다. 아기 트렌치코트 한 벌이 200만원이나 한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7층 아동복 코너에 지방시·펜디·겐조 키즈 라인 같은 아동 명품을 강화했고, 경기 동탄점 아동복 편집매장 ‘퀴이퀴이’에는 끌로에·오프화이트 키즈·마르지엘라 키즈를 입점시켰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고가 유모차로 알려진 부가부·스토케 매장을 지금의 1.5배로 확장하고 동물 인형 하나에 10만원 안팎 하는 영국 ‘젤리캣’ 매장도 만들기로 했다.
◇아이 침대도 프리미엄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키즈 산업 규모는 2002년 8조원에서 2012년 27조원, 2020년 50조원까지 커졌다. 아이 침대도 프리미엄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시몬스 침대의 경우 지난 1분기 시몬스페이 결제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47% 늘었다. 신학기를 맞아 아이 침대를 더 값비싼 제품으로 바꾸려는 부모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시몬스 침대 관계자는 “100만~300만원대에 살 수 있는 프리미엄 매트리스인 시몬스 침대 대표 매트리스 컬렉션 뷰티레스트의 ‘마르코니’ 슈퍼싱글이 신학기 기간 동안 특히 많이 팔렸다”면서 “특히 ‘뷰티레스트’의 인기모델 ‘윌리엄’과 ‘헨리’의 슈퍼싱글 사이즈는 지난 1분기 판매량이 직전 분기보다 20% 넘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안전 문제를 까다롭게 따지는 학부모 소비자일수록 프리미엄 침대를 고르는 경우가 또한 많다. 시몬스 침대 관계자는 “라돈·토론 안전제품 인증을 받은 제품인지,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인지, 국가 공인 친환경 인증은 받았는지 따져보는 소비자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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