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쑥’, 예금 금리 ‘뚝’… 다시 기지개 켜는 ELS
1월 1.6조원서 3월 2.7조원
최대 10%까지 수익률 가능
증권사, 상품 내며 투심 자극
SVB 사태 등 돌발변수 상존
진입시점 따져본뒤 투자해야
지난해 글로벌 긴축 여파로 인기가 시들했던 주가연계증권(ELS)의 신규 발행량이 올해 들어 늘어나고 있다. ELS는 대표적인 중수익·중위험 상품으로 지난해에는 증시 급락에 따라 원금 손실 우려가 부각됐지만, 최근 들어서는 증시 안정성이 높아진 가운데 시중은행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으로 인식되며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증권사들도 ELS 상품을 늘리며 투심을 자극하고 있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16일까지 증권사들은 1조8032억 원 규모의 원화·외화 ELS를 발행했다. 종목 수로 보면 638개나 된다. 올해 들어 월별 ELS 발행액을 보면 1월 1조6600억 원, 2월 2조3900억 원, 3월 2조7000억 원으로 매월 늘었는데 이런 추세라면 4월에도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올해 ELS 발행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보다 증시 흐름이 개선될 거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국 중앙은행은 여전히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조만간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거라는 기대감에 증시는 훈풍을 타고 있다.
증시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기 상환 물량이 늘어나면서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서 ELS의 원금 손실 위험이 낮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1분기 ELS 조기 상환액은 8조700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 6조1400억 원보다 31% 늘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상환 여건은 매우 좋은 모습”이라며 “글로벌 증시가 지난해 12월 다시 약세였기 때문에 낮은 발행 기준가격으로 인한 효과는 오히려 1분기보다는 2분기에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증시 급락만 피하면 연 6∼10%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ELS 상품이 다시 부흥하고 있다.
ELS는 테슬라, 삼성전자 같은 개별 주식 또는 코스피200,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유로스톡스50 같은 주가지수에 연동해 수익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이다. 만기까지 미리 정해둔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약정된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다. 보통 만기는 1∼3년이지만 6개월마다 주가를 평가해 기준가격보다 높으면 조기에 상환하게 된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지수에 연계한 연 5% 수익률 ELS 상품의 경우, 6개월 후 지수가 최초 발행가의 95% 이상이면 원금에 2.5% 이자를 받고 조기 상환하는 식이다. 정기예금이나 채권보다 수익률이 높은 편이며, 기초자산을 복수로 구성하면 더 높은 수익률이 발생하기도 한다.
증권사들은 ELS 상품 공모에 분주한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은 26일까지 조기상환형 스텝다운 ELS 상품 7종을 각각 100억∼150억 원 한도로 모집한다. 수익률은 연 6.10∼9.00%다. KB증권은 코스피200·S&P500·유로스톡스50을 활용한 KB able ELS 2913호 등 13종을 25일까지 공모한다. 신한투자증권도 28일까지 닛케이225·S&P500·유로스톡스50 등을 기초자산으로 만든 ELS 24340호(수익률 7.40%)를 1000억 원 규모로 모집한다. NH투자증권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S&P500·유로스톡스50으로 구성된 ELS 22432호(수익률 5.60%)를 26일까지 판매한다. 같은 날 공모가 마감되는 NH투자증권의 테슬라·엔비디아 기반 해외주식형 Safe Zone ELS 상품(온라인 전용)의 수익률은 18.20%에 달한다.
다만 ELS 상품에는 ‘녹인(Knock-In)’이라는 옵션이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손실을 결정하는 최저 기준점으로 대체로 최초 발행가의 45∼55% 수준에서 설정된다. 주가나 지수 하락으로 녹인 구간에 진입하는 경우, 만기 전에 반등해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원금을 잃을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유형인 스텝다운형 상품의 경우 6번의 조기상환 기준일이 있고 그중에 한 번이라도 기준점보다 높아지면 돈을 상환받을 수 있다.
전반적으로 주요국 증시 상황이 지난해보다는 안정된 국면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도산과 같은 은행 위기로 금융시장이 흔들릴 경우 주식시장도 휘청할 위험이 있다. 정 연구원은 “아직까지 미국의 금리 인상 국면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미국과 유럽의 금융권 불안 역시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 어렵다”며 “코스피 기준으로 2500선 저항이 견조하기 때문에 다시 조정 국면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LS는 국민투자상품으로 불릴 정도로 대중화됐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지난해처럼 주가지수가 폭락할 가능성은 낮지만 변동성이 있는 시기인 만큼 진입 시점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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