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국부펀드 “‘썩은 사과’ 찾아내 손실 줄일 것”

2023. 4. 1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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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역대 최대의 손실을 입은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자산을 찾아내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탕엔 CEO는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이전에 아다니그룹의 여러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보고서가 나오고 주가가 폭락하기 전에 이미 자산을 매각해 손실 대부분을 피할 수 있었다"며 "이것이 적극적인 관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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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최악의 손실…“적극적 관리 필요”
‘분식회계’ 印 아다니 그룹 대표적 ‘썩은 사과’
“글로벌 인플레 여전…더 많은 은행·기업 위기”
니콜라이 탕엔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관리처 최고경영자(CEO) [로이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지난해 역대 최대의 손실을 입은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자산을 찾아내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니콜라이 탕엔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관리처(NBIM)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의회 청문회에서 SVB 사태로 펀드가 ‘상당한 금액’의 손실을 입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만 그는 손실금액의 규모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NBIM은 노르웨이의 원유(매장량 세계5위)와 천연가스(세계 3위)를 수출하고 받은 대금(GPFG)을 관리하는 운용사다. 운용 자금의 규모는 1조4000억달러(1845조2000억원)로 세계 최대다. 이들 자금은 전세계 70개국의 9300여 기업에 투자된다.

탕엔 CEO는 “우리는 ‘썩은 사과’라고 부르는 부실 기업을 찾는 데 자원을 투입하는 것이 예전보다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들 기업은 건전성 상태가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다른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대표적인 ‘썩은 사과’로 꼽은 사례는 인도의 아다니 그룹이다. 아다니 그룹은 지난 1월 미국 공매도 업체 힌덴부르크 리서치가 분식회계와 주가조작 혐의를 고발하는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시가총액의 70%가 증발했다.

탕엔 CEO는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이전에 아다니그룹의 여러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보고서가 나오고 주가가 폭락하기 전에 이미 자산을 매각해 손실 대부분을 피할 수 있었다”며 “이것이 적극적인 관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썩은 사과를 찾아낼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많이 찾아내려고 노력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주식 약세장과 부실 기업을 찾아내는 것 외에도 사이버 공격과 각종 범죄로부터 펀드를 보호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지난해 사상 최악의 손실을 발표한 후 나왔다. 지난달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지난해 투자 손실액이 1조6400억크로네(203조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투자 손실율은 전년 대비 -14.1%에 달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지난 1990년대 후반 설립된 이후 25년간 연평균 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다. 직전 최대 손실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6330억크로네였다.

탕엔 CEO는 앞으로도 수년간의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펀드가 낮은 수익률과 손실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여전히 높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사용되는 무기는 금리 인상”이라며 “숙제를 제대로 하지 않은 은행과 금융기관에게는 매우 나쁜 소식이 될 수 있으며 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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