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젤렌스키에 불만"…美정부가 훔쳐 들었다

김하늬 기자 2023. 4. 1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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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을 도·감청한 정황이 담긴 기밀 문건 유출 사태가 터진 가운데 유엔(UN·국제연합)까지 도청했다는 문서가 추가로 공개됐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 보좌관들 간 대화 내용이 담긴 기밀문건 4건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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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안토니우 구테흐스 UN사무총장이 12일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과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8.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을 도·감청한 정황이 담긴 기밀 문건 유출 사태가 터진 가운데 유엔(UN·국제연합)까지 도청했다는 문서가 추가로 공개됐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 보좌관들 간 대화 내용이 담긴 기밀문건 4건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새 문건엔 또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가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젤렌스키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만나고 싶어한다는 이야길 전달받고 "기뻐하지 않았다"고도 나와있다. 유엔의 한 외교관은 74세로 고령인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몇 주간 연속된 해외 출장과 우크라이나까지의 장시간 비행, 수도 키이우까지 자동차 이동 시간 등을 신경 썼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 3월 8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가진 뒤, 스테판 두자릭 대변인에게 '국제 여성의 날' 기념행사가 예고 없이 진행된 데 대해 "정말 화가 났다"고 말한 내용이 문서에 담겼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함께한 여군 메달 수여 행사와 우크라이나 군인 격려 사진을 공개했다. 이를 두고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대변인에게 "우리를 '팔아먹으려고(to liquidate)' 모든 일을 했다"며 화를 냈다는 것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내전 중인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지역을 방문하려다 거부당해 화를 냈다는 내용도 있다. 앞서 그는 지난 2월 에티오피아에서 열린 아프리카 연합 정상회담에 참석했을 때 분쟁 지역인 티그라이주를 방문하려 했지만, 데메케 메코넨 에티오피아 부총리로부터 거부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유엔 본부는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우려를 표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이날 발표문에서 "유엔은 미국 정부에 의해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이 그동안 감청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에 대해서 대상국에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또한 "유엔은 그런 행동들은 미합중국이 유엔 헌장에 열거되어 있는 유엔의 특권과 면책 특권 조항 등에 따라야 할 의무를 저버리고 불일치하는 행위를 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덧붙였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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