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옥X고두심, 통영 소통 여행…”자식 교육은 ‘시간’이다” 조언 (‘고두심’)[종합]
[OSEN=유수연 기자] 김창옥 교수와 고두심과 ‘소통 여행’을 즐기며 따뜻한 조언을 나눴다.
지난 18일 방송된 채널A ‘고두심이 좋아서’에서는 소통 전문가 김창옥이 게스트로 출연,캠핑카를 타고 곳곳을 누비며 경남 통영시 사람들을 만나는 ‘소통 여행’을 즐겼다.
캠핑카를 타고 등장한 김창옥은 “인생 살다가 힘들면 해답은 아니어도 속 터놓고 말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지 않나. 제가 여태까지 강연도 하고 사람들과 대화도 했으니 이 움직이는 집에서 대화로 만나겠다”라고 설명했다.
곧이어 두 사람이 도착한 첫 번째 여행 장소는 편백나무 숲길이었다. 맨발로 숲길을 나선 두 사람은 청진기로 나무의 소리를 듣는 등 자연과의 소통도 이어갔다. 이후 두 사람은통영시 여성축구단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10년 전통을 자랑한다는 축구단은 “아마추어 시모임 축구단이다. 각자의 직업은 따로 있고 모여서 취미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해소할 수 있어서 좋다. 집에서는 애들 엄마인데, 운동장에서는 저의 번호와 이름으로 불려지다 보니 기분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많은 분들이 여성 축구를 접했으면 좋겠고, 제 인생 큰 목표는 여자가 축구를 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놀라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통영시 여성 축구단은 두 사람과 함께 제철음식 도다리쑥국과 멍게비빔밥을 맛보기 위해 식당으로 이동했다. 식사 후 고두심은 “축구 말고 또 속에 고민이 있으면 털어놔라”라고 권했고, 이수예 씨는 “저는 가정주부이고, 지금 자녀가 있다. 아들 딸이 있는데 아들이 이제 사춘기인데, 말에서 상처를 받는다. 친구랑 통화 중에 ‘나가’같은 거. 그럴 때 버릇없다고 혼을 내야 할지, 친구랑 통화 중이니 이해해줘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털어놨다.
이에 김창옥은 “어릴 적에 각종 행사같은 걸 하면 국민의례나 애국가를 부르지 않았나. 4절까지 부르게 하면 애국심에 반감이 든다. 분명히 엄마가 잔소리를 해야하지 않나. 그게 4절까지 하면 피곤한 거 같다”라며 “아이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가 벗어나면 자신도 잘못했다는 걸 아는데, 반발심이 든다. 자식 교육은 오히려 시간이 지나야만 되는 느낌이 있다. ‘그때 엄마가 나한테 이렇게 말했는데, 예의있게 대하셨구나’,라는 걸 시간이 지나면 안다. 지금은 모른다. 부모는 자녀의 감독님이지 않나. 감독이 어떻게 기용을 하고 사기를 올려주고 하는게 감독님 마음이 좋은 리더의 자세와 비슷한 것 같다”라고 조언을 건넸다.
이어 박혜린 감독은 “원래 저의 직업이 감독이라 강한 모습도 보여야 되는데 실상 저 혼자 있을 때는 제가 너무 아이 같더라. 어릴 적 상처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런 상처들을 품고 있으면서 사람들 앞에 서있을 때 가면을 쓰고 강한 척을 해야 해서 혼자 있을 때 고민이 많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고민에 김창옥은 “아마 처음엔 가면이 아닌 화장 정도였을 거다. 좋은 인간관계를 가지려고 스스로 감정에 화장을 했을거다. 근데 이걸 잘 지웠으면 됐는데, 못 지운 채로 감정을 또 화장을 한거다. 보통 괜찮은 척, 센 척, 아무문제 없는 척, 아니면 밝은 에너지로 남을 웃겨주고 격려해주면 내 감정이랑 더 멀어진다. 그러다보면 혼자 있을 때 ‘내가 뭘 한 거지?’, ‘누가 나지?’ 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전 개인적으로 선생님과 프로그램하면서 감사한게, 저도 예전에는 감독 역할을 너무 오래했다. 돌아보니 제가 타인의 감정을 돌보는 데에만 맞춰서 해줬더라. 나도 한 개인인데. 그런데 선생님과 함께 하면 제가 상담으로 들어가는게 아니라, 제가 막냇동생이나 큰아들이 되어서 엄마인 선생님이 다 받아주는 느낌이다. 그러면서 나로 있을 수 있는, 김창옥으로 있을 수 있더라. 그러니까 (박혜린 씨도) 그런 순간들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고두심 역시 “나는 감독이기 때문에 강인해져야겠다는 마음을 내려 놔라.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따뜻한 말을 건넸다.
식당 주인 정민희 씨와 그의 아버지 정정호 씨의 고민도 이어졌다. 정민희 씨는 “가게를 운영하면서 브레이크 타임이 있는데, 부모님은 반대하시면서 의견이 충돌된다”, 정정호 씨는 “제가 부모님의 대를 이어 28년째 하고 있다. 늦은 시간에 멀리서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어서 휴식 시간이 없으면 한다”라며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김창옥은 “아버지가 하신 말씀처럼, 아버지의 마음으로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온거고 이지역도 이 마음 때문에 왔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아버지의 마음인데, 제가 이 두 사람의 중간 세대로서 말씀드리자면 브레이크 타임은 손님을 거부하는 시간이 아니라, 이사람들을 중장기적으로 더 잘 정성껏 서비스하기 위한 시간이다. 언젠가는 따님이 견디기 어려운 한계가 올텐데, 정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 손님들도 시간이 좀 지나면 휴식을 이해해 주신다. 정말 정성 있는걸 먹으려면 그 시간에 맞춰 가야겠다고 한다. 아버지의 마음과 딸이 하고자 하는 것은 하나다”라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식사 후 서포루에 도착한 두 사람은 17년 차 택시기사인 배정혜 씨와도 만났다. 배정혜 씨는 “40대 초반에 혼자돼서 애 둘을 키우면서 특별하게 전문지식이 없다 보니 이것저것 하다가 도둑질빼고는 다 해본 것 같다. 이 일이 너무 좋은게, 돈 안들이고 내 몸으로 봉사할 수 있어서 좋다. 택시에 사람이 타면 내릴 때까지 기분 좋게 하는게 제 목적”이라며 택시기사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6학년 졸업반을 앞둔 고민에 대해 배정혜 씨는 “고생도 다 지나가고 행복이 온지 얼마 안됐는데, 이 행복이 영원하지 않을 건데 어쩌지 하는 고민이 있다”고 전했다. 김창옥은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더 소중한 것 같다”라고 분석했고, 고두심은 “지금 잠깐 온 행복인데 조금 더 길었으면,하는 바람으로 그냥 계속 살아가는 것 같다. 하루하루 감사하면서”라고 공감했다.
통영에서의 하루를 끝마친 김창옥은 “오늘 사람들을 다리처럼 연결 한 것 같아서 기분이 너무 좋다”고 소감을 남겼고, 고두심 역시 “소통으로 역지사지가 되는 것 같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김창옥은 이후 거제도에서 또 다시 소통을 예고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채널A ‘고두심이 좋아서’는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10분에 방송된다.
/yusuou@osen.co.kr
[사진] 채널A '고두심이 좋아서'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